슈퍼카 맞대결…잇따른 신차 출시로 경쟁 ‘후끈’

슈퍼카 맞대결…잇따른 신차 출시로 경쟁 ‘후끈’

입력 2014-07-10 00:00
업데이트 2014-07-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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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람보르기니 ‘일상용 슈퍼 스포츠카’ 선보여

7월 초 페라리가 신차 ‘캘리포니아 T’를 출시한 지 일주일여만에 람보르기니가 ‘우라칸 LP 610-4’를 투입해 이탈리아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둘러싸고 한판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람보르기니는 10일 새로 개발한 5.2ℓ 10기통 가솔린 자연흡기엔진을 얹은 신차를 소개했다. 모델명 ‘우라칸’은 이 브랜드의 작명 원칙에 따라 스페인 투우에서 따왔고, 엔진을 후륜 배치한(LP) 610마력의 사륜구동(4) 차량이라는 뜻을 담았다.

앞서 페라리는 1987년 이후 처음으로 터보 엔진(3.8ℓ 트윈터보 8기통)을 탑재한 캘리포니아 T를 선보였다.

두 모델은 비슷한 시기에 시장에 등장했을 뿐 아니라 ‘일상용 슈퍼 스포츠카’를 추구하는 콘셉트까지 꼭 닮았다.

캘리포니아 모델은 구매층의 70%가 신규 고객인 ‘브랜드 입문용’ 차량으로 다른 페라리 모델에 비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비율이 약 50% 더 높다. 우라칸도 일상생활에서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어 접근이 쉬운 모델이라고 업체는 설명했다.

양사는 서로에 대해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두 모델을 비교하는 게 당연한 만큼 물밑 자존심 싸움이 만만치 않다.

이날 W서울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신차 발표회에 참석한 한국·일본 담당 지나르도 버톨리 지사장은 “다른 브랜드가 터보 엔진을 쓰는 것은, 성능 향상보다도 환경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람보르기니는 자연흡기엔진으로도 탄소 배출량 등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터보를 안 쓴다”고 말했다.

친환경·고효율을 위한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에 발맞춰 스포츠카의 정석인 가솔린 자연흡기엔진 대신 터보 엔진을 사용한 페라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그는 “슈퍼카는 엔진 응답성이 중요한데 자연흡기엔진은 낮은 rpm에서도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터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립 구도에도 불구하고 사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두 브랜드 모두 자동차를 넘어선 브랜드 가치를 판매하고, 수요를 밑도는 공급 전략을 고집하며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한다.

버톨리 지사장은 “한국 고객들에게 차만 파는 게 아니라 람보르기니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성장지향적 마케팅을 펼치는 대신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시설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레이싱 면허가 있고, 참가비를 내면 람보르기니 소유주가 아니어도 시즌별로 열리는 람보르기니 자동차경주 행사 등 모터스포츠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수요가 넘쳐나도 제품을 초과 생산하지 않고, 고객을 계속 기다리게 하기 때문에 수억원의 돈을 내고도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간 애를 태워야 한다.

많이 팔 생각이 없어도 신제품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우라칸이 최대한 성능을 발휘하면(시속 300㎞ 기준) 비행기 활주로 3개도 1분만에 주파하지만, 람보르기니는 ‘더 빠른 차’를 만들기 위해 연간 매출액의 20%를 R&D에 쏟아붓는다.

페라리도 연수익의 15∼18%를 신제품 개발에 투자해 매년 1개 이상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버톨리 지사장은 “성숙한 일본 시장과 달리 한국은 잠재력이 있다”면서 “한국 고객들은 좀 더 젊고,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세터’”라고 정의했다.

람보르기니 서울 이동훈 사장도 “국내 수입차 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지만 아직 디젤 세단 중심이라 람보르기니가 계속 성장할 여지가 있다”면서 “2020년께는 슈퍼 스포츠카 시장도 잠재력을 실현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특히 2017년께 출시를 앞둔 3번째 모델이자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우루스’와 관련해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각별하다고 버톨리 지사장은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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