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3만원’엔 난리인데… ‘50만원 케이크’ 없어서 못 판다 “딸기시루 10개 값”

‘치킨 3만원’엔 난리인데… ‘50만원 케이크’ 없어서 못 판다 “딸기시루 10개 값”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5-11-22 14:41
수정 2025-11-2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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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최고가 케이크값 작년보다 25%↑
특급호텔들 30만원대 케이크 줄줄이 선보여
‘가성비’ 성심당 케이크 올해 가격 관심 쏠려
“치킨값은 아까워하면서…” 양극화 한탄 커
李대통령 “슈링크플레이션 꼼수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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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라호텔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선보인 50만원짜리 최고가 케이크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 서울신라호텔 제공
서울신라호텔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선보인 50만원짜리 최고가 케이크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 서울신라호텔 제공


여름철 애플망고 빙수처럼 연말 ‘스몰 럭셔리’ 소비의 상징으로 떠오른 특급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이 올해도 부쩍 치솟으며 화제다. 올해 선보인 최고가 케이크는 50만원으로, 가성비 케이크로 유명한 성심당 ‘딸기시루’ 약 10개와 맞먹는다.

서울신라호텔은 최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홀리데이 스페셜 케이크 5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는 24일부터 만나볼 수 있는 케이크 5종 중 최고가는 50만원짜리 트러플(송로버섯) 케이크인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다.

서울신라호텔은 1년 전 최고가 케이크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40만원)를 출시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10만원(25%)이나 가격을 올린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겨울철에만 100% 자연산으로 맛볼 수 있는 화이트 트러플을 재료로 사용했으며, 희소한 재료 수급 때문에 하루 최대 3개만 판매한다는 게 서울신라호텔 측 설명이다.

지난해에 인기를 끌었던 ‘신라베어’ 모양 케이크를 올해도 선보이는데 가격은 30만원에서 35만원으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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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호텔앤리조트의 38만원짜리 올해 최고가 케이크 ‘2025 뤼미에르 블랑슈’.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워커힐호텔앤리조트의 38만원짜리 올해 최고가 케이크 ‘2025 뤼미에르 블랑슈’.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제공


주요 호텔들의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도 30만원대로 올랐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38만원짜리 최고가 케이크는 ‘2025 뤼미에르 블랑슈’를 내놨다. 지난해 선보인 ‘딸기 샌드 케이크’(28만원)보다 10만원이나 올랐다. 딸기 샌드 케이크를 기본으로 해 화이트 초콜릿으로 만든 작은 집과 울타리 장식을 올린 게 특징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가격 인상률이 두드러진다. 올해 최고가 케이크 ‘다이아몬드 포시즌스 리프’는 30만원이다. 70% 과나하 다크 초콜릿 무스에 블랙 트러플 크레므를 더해 깊고 풍성한 겨울의 맛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선보였던 2단 케이크 ‘윈터 원더랜드’는 14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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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제공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최고가 케이크 가격은 지난해에 동일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대관람차를 형상화한 수제 초콜릿 아트 케이크를 35만원에 선보였는데, 올해 최고가인 시그니처 케이크 ‘메리고라운드 멜로디’는 가격을 동결했다. 이번 케이크는 실제 회전하는 오르골 장식과 캐롤을 더해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는 점이 돋보인다. 총 50개 한정 판매한다.

특급호텔 케이크 가격이 최고 5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가성비 빵집 대명사 성심당의 인기 메뉴 ‘딸기시루’의 올해 가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판매됐던 ‘딸기시루 2.3㎏’ 가격은 4만 9000원이었다. 4단 케이크 층층마다 딸기가 가득 찬 대용량 케이크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면서 ‘오픈런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서울신라호텔 ‘더 파이니스트 럭셔리’ 1개를 사먹을 돈으로 10.2개를 사먹을 수 있다. 올해 성심당의 ‘딸기시루’ 가격과 발매 일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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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까지 4만 9000원에 판매된 성심당 ‘딸기시루 2.3㎏’. 성심당 제공
지난 4월까지 4만 9000원에 판매된 성심당 ‘딸기시루 2.3㎏’. 성심당 제공


한편 해마다 무섭게 치솟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에 일각에서는 “치킨값은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케이크에는 돈을 과감하게 쓴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이와 함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많다.

배달료를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원에 근접해간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대통령까지 나서 물가 상승 억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치킨값 인상 논란을 촉발한 건 교촌치킨이었다. 지난 9월 일부 순살 메뉴 중량으로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닭다리살만 쓰던 순살 주재료에 안심살도 섞겠다고 밝히면서 ‘꼼수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송종화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 질책을 당했고, 교촌치킨은 지난 10월 23일 순살 메뉴 중량 및 주재료를 원상 복구시켰다.

하지만 최근 서울 중부권 등 일부 교촌치킨 매장은 배달 플랫폼 내 순살 메뉴 가격을 기존 2만 3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매장 판매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 ‘이중가격제’다. 여기에 배달료를 더하면 3만원 가까이 내야 치킨 한 마리를 시켜먹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촌치킨 본사는 “가맹점이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자율가격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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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치킨을 비롯한 조리식품과 과자 등 가공식품의을 겨냥,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유지하되 크기·용량을 줄이는 것)과 같은 꼼수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이달 말 슈링크플레이션을 뿌리 뽑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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