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 36% ‘748만명’…12년 만에 최고 비중

비정규직, 근로자 36% ‘748만명’…12년 만에 최고 비중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9-10-29 14:36
업데이트 2019-10-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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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87만명 많아…정규직은 35만명 적어

기재부 “비정규직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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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세상으로’
‘차별 없는 세상으로’ 급식 종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이틀째인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호소하고 있다. 2019.7.4 연합뉴스
비정규직 근로자가 올해 8월 기준 750만명에 육박해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년 만에 최고 수준인 36%까지 높아졌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748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근로자 2055만 9000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였다.

통계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같은 조사에서는 그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661만 4000명, 전체 임금근로자(2004만 5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3.0%였다.

단순비교하면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지난해보다 86만 7000명(13.1%) 많고 전체 인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 포인트 높다. 이 비중은 2007년 3월 조사(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다.

다만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부가조사와 작년 결과를 증감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병행조사부터 기존 부가조사에 없었던 고용 예상 기간을 세분화하면서 과거 부가조사에선 포착되지 않은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가 35만~50만명 추가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기준이 바뀌면서 새로 비정규직으로 포함된 인원이 35만~50만명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으로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86만 7000명이나 늘어난 상황을 모두 설명하진 못한다. 추가로 포함된 인원을 모두 제외한다고 해도 최소 36만명이 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사기법상 특이요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51만 4000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32~33% 정도 되기 때문에 그 비율만큼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 아울러 재정 일자리 사업, 고령화와 여성 경제활동인구 확대, 서면 근로 계약서 작성 등 기타 제도 관행 개선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설명을 근거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한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급감했다. 올해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는 1307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3000명 줄었다. 이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한 데 따른 상대적 효과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를 유형별로 나누면 한시적 근로자가 478만 5000명, 시간제 근로자가 315만 6000명, 비전형 근로자가 204만 5000명이었다. 다만 각 유형에는 중복으로 집계된 근로자가 포함돼 단순 합계는 비정규직 근로자 전체 수보다는 많다. 특히 한시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괄한다.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고 비기간제는 근로계약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계약을 갱신·반복해 계속 일할 수 있는 근로자와 비자발적 사유로 인해 계속 근무를 기대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말한다.

올해 8월 기준 기간제 근로자는 379만 9000명에 이르렀다. 단순 비교하면 1년 전(300만 5000명)보다 26.4%인 79만 4000명 늘어난 것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더 짧은 시간 일하며 주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돼 있는 노동자다. 시간제 근로자는 1년 전(279만 9000명)보다 16.5%인 44만 7000명 늘었다.

시간제로 일하는 이들 가운데 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속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근로자(고용 안정성이 있는 근로자)의 비율은 56.4%로 지난해 8월보다 2.3% 포인트 하락했다. 시간제 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9개월로, 남성(1년 6개월)이 여성(1년 10개월)보다 짧았다.

최근 3개월간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92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6만원 늘었다. 비전형 근로자는 특수한 형태의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로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자, 일일 근로자, 가정 내 근로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비전형 근로자는 1년전(207만 1000명)보다 1.2%인 2만 6000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에 따ㄹ면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24.4%로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한국이 21.2%로 영국(5.6%), 캐나다(13.3%), 독일(12.6%)보다 높았다. 반면 네덜란드(21.5%), 폴란드(24.4%)와 스페인(26.8%)은 한국보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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