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 일부 취약국에 집중…테이퍼 탠트럼 때와 달라”

“금융불안, 일부 취약국에 집중…테이퍼 탠트럼 때와 달라”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08 09:32
업데이트 2018-10-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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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신흥국 불안 영향 제한적…리스크 중첩 가능성엔 유의해야”

한국은행은 신흥국 금융 불안이 일부 취약국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와 다르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적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헌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지난 5일 인천의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 확산 가능성에 대한 평가’ 세미나에서 “현재까지 취약 신흥국 금융 불안이 다른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 정도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아르헨티나, 터키가 금융 불안을 겪으며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가치와 주가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은 해당국의 거시경제 취약성이 부각하고 정책 신뢰도가 저하한 탓으로 분석된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고물가와 재정·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한 데다 외화부채 의존도가 높은 점이 ‘취약 고리’로 작용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했지만 적기에 대응하지도 못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아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 맞서 금리를 제때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한 브라질, 남아공은 재정수지, 경상수지 적자가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됐다.

신흥국을 금융 불안으로 몰아넣은 또 다른 요인은 미국 달러화 강세와 미중 무역분쟁 우려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와 무역분쟁 경계감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이 때문에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선진국으로 상당 부분 돌아가며 신흥국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불안을 키웠다.

그러나 일부 신흥국 불안이 다른 신흥국까지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금융 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한 테이퍼 탠트럼 당시인 2013년 5∼8월과도 양상이 다르다.

테이퍼 탠트럼은 2013년 미 연준이 양적 완화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히자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했던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 태국, 멕시코 등 12개 신흥국 통화가치를 비교하면 테이퍼 탠트럼 때는 평균 9.4%, 올해 5∼8월에는 12.7% 하락했다.

하락 폭은 올해가 더 크지만 과거에는 신흥국 전반의 통화가치가 하락했고 이번에는 터키, 아르헨티나 등 금융 불안 당사국이 평균을 대부분 끌어내렸을 뿐이다.

주가는 올해 5∼8월 2.9% 떨어져 테이퍼 탠트럼 당시(6.3%)보다 하락 폭이 제한적이다.

신흥국은 대외지급 능력에 따라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양호할수록,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낮을수록, 총부채 대비 외화부채 비중이 작을수록 환율 절하 폭이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국장은 신흥국 금융 불안이 최근엔 다소 진정했으나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재발 우려는 있다고 봤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대외부채 상환능력이 우수하다”며 “취약 신흥국과 상호 익스포저 규모가 미미하고 신용등급이 높아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높은 편이어서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미 기준금리 인상 지속, 유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적으로 작용할 경우 신흥국 금융 불안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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