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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소비 ‘쌍끌이’로 ‘3% 성장’ 굳힌다…악재도 산적

수출·소비 ‘쌍끌이’로 ‘3% 성장’ 굳힌다…악재도 산적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7 15:19
업데이트 2017-12-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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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설비투자 둔화는 불안요소…고용도 ‘제자리걸음’ 우려

정부는 27일 내놓은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2010∼2011년 이후 7년 만에 2년 연속 3%대 성장을 예고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 호조세가 계속되고, 불안했던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어지는 등 ‘쌍끌이’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고, 그동안 한국경제를 받쳐주던 투자 증가세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악재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고용상황이 올해보다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란 정부의 예상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긍정적인 정부 전망과는 달리 수출과 소비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 7년 만에 2년 연속 3%대 성장 예측…경제 회복세 지속 ‘훈풍’

정부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전망한 것은 올해의 회복세가 계속되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출·투자 중심 회복세가 이어지며 3.2% 성장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2014년(3.3%) 이후 3년 만에 3%대 성장 복원이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늘어 통관 기준 15.8% 증가할 전망이다. 수입도 17.6% 늘어 경상수지는 810억 달러 흑자로 예상된다.

수출 호조로 설비투자도 1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도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여 7.6%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정보기술(IT) 업황 호조로 다소 완만한 3.0% 증가로 예상했다.

이 밖에 물가(1.9% 상승 예상)와 주택시장도 모두 안정세를 찾은 점도 올해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청년층에서 부진했던 고용(32만명 증가)과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았던 민간소비(2.4%)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세계 경제 회복세 지속은 7년 만에 2년 연속 3% 성장을 정부가 정조준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1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인 수치로, OECD는 2019년에도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복이 계속된다는 의미다.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수입 수요가 확대되고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둔화해 세계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면이다.

◇ 수출 지속 증가와 민간소비 회복세로 ‘쌍끌이’

이런 대내외 환경 호조에 따라 한국의 성장 엔진은 수출과 소비를 중심으로 달궈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내년 수출은 4.0% 증가해 올해보다는 증가 폭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증가 폭은 축소되지만, 세계교역량이 증가세라 물량 중심의 회복 흐름은 지속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올해의 기록적인 성장을 고려한다면 기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올해 꾸준히 좋았던 반도체 수출 증가가 계속되며, 글로벌 경기개선으로 자동차·석유류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락가락하던 민간소비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올해보다 내년(2.8%) 증가 폭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내년 1.7%)이 둔화하며 실질구매력이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개선이 예상된다고 정부는 전했다.

최근 개선되고 있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월부터 7월까지 증가하다 8∼9월 연속 하락했다.

그러다 10월 반등하고서 지난달엔 6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112.3까지 올랐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4차 산업혁명 관련 소프트웨어 투자를 중심으로 내년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올해보다 개선된 3.5% 증가로 정부는 전망했다.

이 밖에 내년 상반기 평창올림픽과 통상현안 완화 등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정부는 평가했다.

◇ 미국 금리 인상에 투자 증가세 감소…“고용 32만명도 어려워”

하지만 내년 한국경제가 ‘꽃길’만 걸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미국 금리 인상과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변화, 북한 등 대외 불확실성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내년에 금리를 두 차례 이상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시중 금리 상승에 따른 부채 문제가 민간소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화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자본 유출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대내 상황을 보면 투자가 가장 큰 불안요소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한국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건설투자는 내년 0.8% 증가에 그쳐 올해(7.6%)보다 큰 폭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2015년 대규모 아파트 분양물량의 준공이 이어지며 주택건설 증가세는 둔화할 전망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에 따른 토목건설 둔화도 불가피하다.

IT 호조에 따라 반도체 공장 신설이나 공공임대주택·도시재생사업·공공기관 투자 확대 등의 호재도 있지만 역부족이다.

올해 14.1% 성장한 설비투자도 내년엔 3.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고용이 올해(32만명 증가)보다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책에 정책 역량을 쏟아부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상반기 건설과 설비투자가 확 줄어 내수가 안 좋을 것이고, 소비도 고용시장도 안 좋을 것으로 예상돼 성장률도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일자리 32만 개 확대는 더욱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2년 연속 3%대 성장 경로인 ‘쌍끌이’ 작전이 견실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 소비 지표는 부동산 시장 불안요인이 있기 때문에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며 “1년 이상 지속한 반도체 수출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불안도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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