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과반 “韓경제 최대 고난기는 IMF 위기…삶에 부정적 영향”

국민 과반 “韓경제 최대 고난기는 IMF 위기…삶에 부정적 영향”

입력 2017-11-14 10:09
수정 2017-11-14 15: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외환위기 20주년 계기 KDI 인식조사 결과

국민 다수는 1997년 말 발생한 외환위기가 소득 격차를 키우고 비정규직 문제를 증가시키는 등 한국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외환위기 발생 20주년을 계기로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인식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현재 한국에 끼친 영향(복수 선택)을 묻자 응답자의 88.8%는 비정규직 문제 증가를 꼽았다.

외환위기는 공무원·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 선호 경향을 낳았고(86.0%) 국민 간 소득 격차를 키웠으며(85.6%) 취업난을 심화시켰다(82.9%)는 반응도 이어졌다.

또 국민 개개인의 혜택을 저조하게 만들고(77.9%) 소비심리를 위축시켰으며(57.8%)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43.4%)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외환위기가 한국경제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한 가지 선택하도록 한 문항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거론됐다.

우선 소득 격차·빈부 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를 선택한 응답자가 31.8%로 가장 많았다.

대량실직·청년실업 등 실업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28.0%였으며 이어 계약직·용역 등 비정규직 확대 26.3%, 생계형 창업 증가로 인한 영세 자영업 확대 6.9% 경제성장 둔화 5.6%, 기타 1.3%의 순이었다.

IMF 외환위기가 경제에 끼친 긍정적 영향으로는 구조조정을 통한 대기업·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 및 경쟁력 제고(24.5%)가 우선 꼽혔다.

또 절약하는 소비 문화 확산(23.1%), 기업 경영 및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22.7%), 국제협력을 통한 글로벌 금융 안전망 강화(14.4%),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 노동시장 구조 변화(6.9%), 공공기관 민영화 등 공공부문 개혁(6.8%) 등이 긍정적 효과로 거론됐다.

응답자의 59.7%는 IMF 외환위기가 당시 자신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은 8.0%에 그쳤다. 32.3%는 영향이 없었다고 반응했다.

IMF가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당시 직업을 기준으로 대학생이 68.9%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와 농림·축산·수산업 종사자가 각각 67.2%, 62.5%로 뒤를 이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경험하거나 느낀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복수 선택)에 응답자의 64.4%는 경제 위기에 따른 심리적 위축이라고 반응했다.

또 국가관에 대한 변화(57.5%), 취업방향 및 투자에 대한 가치관 변화(54.9%), 가정환경 및 삶의 질 변화(51.2%), 가정환경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49.0%), 직업여건 변화(40.9%) 본인·부모·형제 등의 실직 및 부도(39.7%), 취업난(35.1%), 경제 문제로 인한 결혼 및 출산 연기(17.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IMF 외환위기는 지난 50년간 한국경제가 겪은 가장 어려운 시기로 인식됐다.

응답자의 57.4%는 IMF 외환위기를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선택했으며 26.6%는 2010년대 저성장을 택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5.2%, 1970년대 석유파동 5.1%, 2006년 아파트 가격 폭등 4.2%, 2000년 IT 거품 붕괴 1.5%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IMF 외환위기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으로는 국민이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을 선택한 응답자가 42.4%로 가장 많았다.

대량 실업이 생각난다는 답변은 25.4%였고 17.6%는 대기업·은행 등 기업의 파산 및 부도가 떠오른다고 답했다.

국가부도 및 환율 상승(10.8%), 범국가차원의 위기 극복 노력(2.1%)이 생각난다는 반응도 있었다.

IMF 외환위기의 원인을 묻자 36.6%가 외환보유고 관리·부실은행 감독 실패 등 정부 측에 문제가 있었다고 답했다.

정경유착의 경제구조와 부정부패 등 시스템 문제라는 답변은 32.8%였고 과잉투자나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등 기업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15.3%였다.

국제금융 쇼크 발생과 취약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 국제 환경에서 원인을 찾는 응답자는 7.9%였고 과소비나 부동산 투기 등 개인의 책임이라는 답변은 6.0%에 그쳤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으로는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의 단합(54.4%)이 우선 꼽혔고 이어 구조조정·공공개혁(15.2%), IMF·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구제금융(15.0%), 소비절약 등 고통분담(9.1%), 외환보유고 증대 등 외환 부문 강화 노력(5.0%) 등의 순이었다.

외환위기 발생 20년이 지난 현재 한국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면에서는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성 강화(31.1%), 새로운 성장 동력(4차산업 등) 발굴 등 경쟁력 제고(19.2%)라는 답변이 나왔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신뢰 구축(32.7%)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마련(32.5%)이 중요 과제로 꼽혔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임원혁 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국민이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으로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 단합을 구조조정 및 개혁 노력보다 더 높게 평가한 것에 주목한다”며 “포용적 성장을 통해 사회 응집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