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세계 CMO시장 급성장… 대형 제약사들, 공격적 증설 바람

세계 CMO시장 급성장… 대형 제약사들, 공격적 증설 바람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7-05-30 17:56
업데이트 2017-05-30 23: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올해 시장 규모 848억달러… 2020년엔 1087억달러 예상

세계 의약품위탁생산(CMO)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MO는 전자업계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반도체업계의 파운드리 등과 유사한 생산방식으로 개발과 판매를 하는 제약사와 생산하는 제약사가 다른 경우를 말한다.

대체로 제약산업 후발주자 국가들의 제약사는 아직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신약 개발 이전에 기술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CMO 사업으로 첫발을 내딛는 경우가 많다. 또 복합질병 분야에 관심을 갖는 제약사가 증가하고 신흥 제약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의약품 CM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의약품의 제조방식을 새롭게 개선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 같은 성장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규제 장벽이나 선진국의 의약품 가격 인하 압력이 성장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연구자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인 바이오 의약품위탁생산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연구자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인 바이오 의약품위탁생산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CMO 시장은 2015년 726억 7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788억 1000만 달러로 커졌다. 올해 예상되는 시장 규모는 848억 9000만 달러로 매년 평균 약 8.4%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2020년 예상되는 시장 규모는 1087억 달러다. 특히 매년 약 15.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최근 몇 년 동안 헬스케어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바이오의약품 분야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복잡한 제조과정과 숙련된 기술을 요구해 전문적인 생산성을 갖춘 CMO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대형 제약사들이 특허만료 등에 대비해 타 제약사들을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늘면서 CMO 업체들도 저마다 공격적인 시설 확충에 나서는 추세다. 합병에 따른 CMO 시장 수요 감소에 대비해 높은 생산성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015년 기준 시장 규모 293억 달러로 세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CMO 시장은 이미 150개 이상의 기업이 경쟁하며 새로운 제형에 대한 설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연평균 7.8%의 성장률을 보여 2020년에는 426억 8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흥시장 CMO 기업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연평균 성장률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12.2%로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인도, 중국, 일본 등의 제약시장 신흥국가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CMO 업체 중 하나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한 지 6년 만에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설립 1개월 만에 생산능력 3만ℓ 규모의 1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2013년 7월 미국 BMS, 10월 스위스 로슈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잇따라 수주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어 같은 해 생산능력 15만ℓ 규모의 2공장을 착공해 2018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생산능력 18만ℓ의 3공장이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만약 올해 안으로 3공장의 기계적 완공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MO 기업 중 최대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2002년 제약산업에 뛰어든 한국콜마도 CMO 사업에서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세종시에 위치한 제약공장 증설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면 기존에 생산하던 고형제와 내용액제, 연고제, 수액제에 점안제, 주사제 라인까지 새롭게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당초 연간 7500만개였던 제약생산능력을 1억 1000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 애보트코리아와 말초신경 이상으로 나타나는 통증 치료에 효능이 있는 프레가발린 성분 중추신경계(CNS) 약물 2종에 대한 독점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의 석오생명과학연구소가 해당 약물에 대한 연구를 하고, 한국콜마가 허가권을 받아 생산한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화이자의 리리카캡슐이 내년 9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 의약품의 확산과 생물제제 소비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CMO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웃소싱 산업의 특성상 엄격한 규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느라 승인이 지연되거나 주요 시재료 대체물 부족으로 계약이 지연되는 등의 변수가 발생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전문적인 생산역량의 강화와 함께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5-31 2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