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신형 ‘아이코스’
법규 미비로 세금 턱없이 낮아“연기·유해물질無” vs “과장”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한국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다음달 5일 한국에 출시한다.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 ‘히츠’를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스틱형 전자기기 중앙의 블레이드(날)에 히츠를 끼우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블레이드 온도가 최대 350도까지 올라가며 니코틴을 찌는 원리다. 일반 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만 하기 때문에 연기나 재, 냄새, 유해물질 발생은 거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히츠 하나당 니코틴 함량은 0.5㎎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러나 “니코틴 외에도 담배의 유해물질은 100여 가지에 이르는 만큼 무연 전자담배라고 해서 안심하고 흡연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코스는 2015년 9월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기준 담배시장 점유율 8%를 웃돌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코스 전용 매장 및 서울 전역의 CU 편의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과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필립모리스 측에 따르면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아이코스는 일반 궐련이 아닌 연초 고형물을 사용한 전자담배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아이코스에는 일반 담배 세율보다 훨씬 낮은 전자담배 세율이 적용돼 담배소비세 g당 88원, 건강증진부담금 g당 73원의 세금이 매겨졌다.
개별소비세의 경우 국회에서 세율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단 ‘파이프 담배’에 준하는 것으로 임시 적용해 소비세를 부과한 상태다. 파이프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는 g당 21원으로, 당초 국회에서 논의했던 개별소비세의 3.5∼41.2% 수준에 불과하다. 국회와 정부가 전자담배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정책 공백’을 야기해 담배회사들만 혜택을 보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5-18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