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관세 회피 불공정” 나바로 美 무역위원장 ‘비난’

“LG·삼성 관세 회피 불공정” 나바로 美 무역위원장 ‘비난’

입력 2017-03-08 02:00
업데이트 2017-03-0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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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가전 동남아 생산은 중장기적 정책” 반박

LG전자가 미국 테네시주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가전 공장을 짓기로 하고, 삼성전자가 연내 미국 내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시사해도 소용없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시 한국 가전기업을 겨냥한 직설적인 비난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가 미국 기업 주장을 동어반복하는 상황에 대비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무역정책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전국기업경제협회(NABE) 총회 연설에서 “LG와 삼성이 (올해 1월) 반덤핑관세 부과 확정을 받은 중국을 피해 베트남과 태국으로 (세탁기 등 가전) 생산지를 옮기며 무역 부정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는 미국인 수천명을 실업자로 만들고, 월풀과 같은 기업들이 수백만 달러 손실을 보게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가 한국 기업을 거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란 미국 지역신문 기사를 링크하며 “생큐, 삼성”이라고 반응한 바 있다. 두 차례 모두 한국 기업들은 입장 표명을 자제 중이다.

하지만 삼성과 LG 모두 “동남아에서 가전을 생산하는 것은 미·중 간 관세전쟁 때문이 아니라 생산 인프라, 공급체인, 관세 등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채택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삼성과 LG는 글로벌 환경에 따라 가전별 생산지를 단시간에 바꿀 수 있는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 정혜선 연구원은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 첫 번째 타깃국은 멕시코나 중국”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분쟁 회피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인적·물적 피해가 막대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무역분쟁이 현실화됐을 때를 상정한 대비책 마련은 필수적이다. 심종선 삼정KPMG 이사는 “미 무역당국이 자국 기업을 대변하며 한국 기업에 짧은 답변 시한을 주고 대규모 자료를 요구하는 ‘토끼몰이식 조사’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 “기업 내 통상전문 조직을 구축해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7-03-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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