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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에는 5만원짜리 70개인데…360만원 굴비, 350만원 와인 불티

서민에는 5만원짜리 70개인데…360만원 굴비, 350만원 와인 불티

입력 2017-01-25 09:45
업데이트 2017-01-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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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짜리 최고가격 선물들 매진 속출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올해 설 선물 시장이 유례없이 부진하다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 한쪽에서는 값비싼 선물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가격이 수 백만 원에 이르는 백화점과 호텔의 한우, 굴비, 와인 등 이른바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해마다 한정된 수량만 선보이는데, 올해도 예외없는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 138만원 한우세트 100개, 90만원 한우세트 1천500개 팔려

백화점들이 올해 설을 앞두고 선보인 한정판 최고급 선물세트들의 경우 불황 속에서도 수요가 넘쳐나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엄두를 낼 수 없는 가격이지만, 최고급 선물만 찾는 ‘고정고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최우수고객(VIP)을 위해 백화점들은 1++등급 중에서도 가장 마블링이 좋은 한우, 특대 참조기를 영백염전 천일염으로 섶간(양쪽 아가미와 입·몸통에 소금으로 염장) 해 36시간 냉풍 건조한 명품 굴비 등 임금 수라상에나 오를법한 진귀한 상품들을 내놓는다.

롯데백화점의 최고급 선물세트 ‘프레스티지 엘(L)’ 시리즈 가운데 한우 ‘L-No.9세트’(138만 원)는 100세트가 모두 판매됐다. 35㎝ 이상 최고급 참조기만로 구성한 ‘영광 법성포 수라굴비세트’(360만 원) 역시 준비한 30세트 중 24일 현재까지 20세트가 팔려나가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관장 뿌리삼 지삼 20지 세트’(150만 원)는 16세트(20세트 중)가 팔렸고, ‘KY 트라피체 마노스 와인세트’(180만 원)는 30세트가 매진됐다.

‘프레스티지 엘’ 매출은 지난해 설 당시보다 6% 넘게 늘었다.

이 선물세트의 매출은 작년 설에도 17% 증가하는 등 매년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 남기대 상무는 “(소득·소비) 양극화가 이어지면서 실속 선물세트와 더불어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선호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한우, 와인 등 일부 품목은 이미 매진됐으며, 다른 프리미엄 상품 역시 명절을 앞두고 대부분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른 백화점들에서도 초고가 선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프리미엄 참굴비’(200만 원·30세트 한정), ‘명품 재래굴비 특호’(100만 원·70세트 한정), ‘명품 목장한우 특호’(120만 원·120세트 한정), ‘명품 한우 특호’(100만 원·200세트 한정) 등이 모두 동났다.

다섯 병만 선보인 와인 ‘베가시실리아 우니코 리제르바 에스페샬’(115만 원)도 일찌감치 매진됐고, 돔 페리뇽(69만4천원)·크루그(63만 원) 등 50만 원 이상 고가 샴페인 매출도 작년보다 20~3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현대프리미엄한우 No.9’(90만 원)는 지난해보다 물량을 두 배나 늘려 2천 세트를 준비했는데, 현재까지 1천500세트나 나갔다.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약 50㎏의 갈비 가운데 14% 내외의 최고급 갈비만 사용한 한우선물세트로, 지난해 설에도 1천 세트가 모두 팔린 인기 상품이다.

‘해다올 영광 참굴비 특호’(100만 원)은 28㎝ 이상의 참굴비 10마리로 구성된 상품으로, 준비된 20세트 중 현재 12세트가 판매됐다.

◇ 특급호텔 100만 원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도 두 배로

특급호텔에서도 한우와 고급 와인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량이 많게는 작년의 두 배로 불었다.

호텔 와인 선물세트는 소믈리에(와인 전문가)가 엄선한 빈티지(포도 수확연도)의 와인들로 구성되고, 정육과 수산물 역시 호텔 셰프가 골라 선보인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판매하는 ‘한우특선세트’의 경우 가격이 무려 100만 원인데도 올해 설을 앞두고 판매량이 작년 설의 두 배로 뛰었다.

인터컨티넨탈 관계자는 “아직 설 연휴까지 남은 기간이 있어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더 플라자 호텔에서도 한우 꽃등심 세트·한우 갈비 세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준비한 물량 대부분을 이미 소진했다.

더 플라자 호텔의 ‘특진상 냉장 한우 꽃등심 세트’의 경우 3㎏짜리가 97만 원, 4㎏짜리가 127만 원이다. 한우갈비세트 가격은 중량에 따라 53만 원(2㎏), 75만 원(3㎏), 97만 원(4㎏)이다.

이 호텔에서 단 한 개만 선보인 350만원짜리 빈티지 와인세트는 나오자마자 곧바로 팔렸다. 이 세트는 샤토 라투르(Ch Latour 1995)와 샤토 무통 로칠드(Ch Mouton Rothschild 1995) 등으로 구성됐다.

JW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정육·생선 설 선물세트가 모두 동났다.

와규등심 1.2kg과 와규안심 1.2kg으로 이뤄진 프리미엄 와규 스테이크 세트가 68만 원, 안심 1.2kg과 채끝 1.2kg으로 구성된 명품 한우 스테이크 세트가 89만 원, 제주산 은갈치 세트가 62만 원 등으로 역시 서민으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가격대다.

물론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호텔에서도 5만 원 이하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지만, 동시에 이처럼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최고가 선물도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이다.

오히려 ‘어중간하게’ 비싼 10만~20만 원대의 상품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프리미엄 상품 중에서도 1천만 원이 넘는 초고가 상품은 제 주인을 찾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롯데호텔이 작년 추석에 이어 내놓은 업계 최고가 ‘루이 13세 제로보암’(4천만 원) 코냑과 웨스틴조선호텔의 1천만 원짜리 ‘샤또 페트루스’ 와인은 아직 팔리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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