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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기업, 행장 인사 물밑 경쟁 본격화

우리·신한·기업, 행장 인사 물밑 경쟁 본격화

입력 2016-12-18 10:12
업데이트 2016-12-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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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다툼 우려에 정치권 개입 의혹도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이 수장(首長) 인사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로운 과점주주들이 행장을 뽑을 우리은행은 현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들의 계파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회장 선임 후 후속 인사에 따른 대규모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오는 27일 임기가 끝나는 권선주 행장의 후임을 놓고 정치권이 개입하고 있다는 노조 측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 우리은행, 상업은행·한일은행 계파 간 행장 경쟁 예고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약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광구 행장의 자리를 놓고 이 행장의 연임과 새로운 행장 탄생 사이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지만 일단은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매입하는 과점주주들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고,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새로운 행장을 뽑기로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외이사들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되고, 이들은 내달부터 임추위를 구성해 바로 신임 행장 선출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새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톈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박상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키움증권), 노성태 전 한화생명 연구원장(한화생명) 등 5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을 점치고 있다. 우리은행의 최대 숙원사업이던 민영화를 성공한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2년 안에 민영화를 하겠다’며 자신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스스로 줄였다.

경영 면에서도 올해 3분기까지 1조1천59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 연간 당기 순익(1조754억원)을 이미 초과하는 등 성적이 좋다.

그러나 은행 내부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광구 행장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얘기가 다시 나오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긴 우리은행에는 여전히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나뉘어 보이지 않는 파벌이 형성돼 있다.

이 중 한일은행 출신들은 한일 출신 행장이 이종휘 전 행장 이후로 나오지 않아 ‘이번엔 우리 차례’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 이광구 행장과 전임 이순우 행장은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금융권에서는 벌써 두 파벌은 과점주주들을 상대로 치열한 줄 대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과점주주들 사이에서는 이광구 행장이 민영화를 위해 고생했는데 바로 내치는 것은 도의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신한금융지주, 새 회장 뽑히면 은행·카드 수장 모두 변화 전망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신한금융지주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장 선출 작업에 들어간다.

신한금융은 회장을 시작으로 계열사 수장들까지 한바탕 인사 큰 장이 열릴 전망이다.

신한금융을 이끄는 한동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을 할 수 없다는 내부규정에 따라 한 회장의 연임은 불가능하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한 회장의 후임은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계로 분류되는 위 사장이 중립진영으로 분류되는 조 행장보다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 행장이 승리를 거뒀다.

과거 계파 갈등의 상처를 입었던 신한금융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이번에도 계파가 없는 조 행장이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조 행장이 신한금융의 맏형인 신한은행의 수장이고, 위 사장보다 입행 시기나 나이에서도 위라 내부에서는 조 행장이 회장에 오르는 것이 ‘순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제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회장이 될 경우 생기는 공석이다.

일각에서는 회장 자리를 놓고 두 사람이 경쟁한 만큼 회장에서 탈락한 사람은 신임 회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용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신한금융 회장 교체와 함께 그룹의 1, 2위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모두 수장이 바뀌고, 줄줄이 후속 인사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신임 회장 자리를 시작으로 이어질 인사에 과열 양상이 보일 것을 우려해서인지 회장 인선 작업은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한 회장의 임기를 고려하면 진작부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논의가 시작됐어야 한다.

그러나 한 회장이 올해 초 ‘후임 인선은 올해 경영 성적을 다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올해까지는 인사 경쟁은 수면 아래에서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사는 한동우 회장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며 “새해 초부터 인사를 둘러싼 각종 이야기가 쏟아질 것으로 보여 과거 신한 사태와 같은 비극이 또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한 회장이 일본 재일 교포 주주들에게 인사를 다녀올 내년 설 전후에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친박계가 인사 개입한다”…기업은행장 선임 놓고 과열 양상

오는 27일 권선주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기업은행은 후임 행장을 놓고 이미 과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의 행장은 금융위원회가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탄핵 정국으로 후임 인선이 진행될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일단 금융위는 권 행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새 행장 후보를 추려 임명 제청을 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후임 행장 인선을 놓고 각종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 지부는 지난 16일 성명에서 차기 행장 선임과정에 현 정부 실세와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면서 현직 임원이 금융위 고위 관계자와 회동했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과 금융위는 이런 주장에 대해 회동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 노조가 미는 인물이 따로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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