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돈 더 많은 ‘한계가구’ 3년 새 26만 늘어 158만 가구

갚을 돈 더 많은 ‘한계가구’ 3년 새 26만 늘어 158만 가구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6-03-20 23:44
수정 2016-03-21 02: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60대 이상 17%·30대 14% 해당 “저소득층 상환 능력 높여야”

지금 소득으로는 빚을 갚기가 어려운 ‘한계가구’가 3년 새 26만 가구가량 늘어난 158만 3000가구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쓸 돈’보다 ‘갚을 돈’이 더 많아 채무불이행자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내놓은 ‘가계부채 한계가구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한계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2.3%(132만 5000가구)에서 지난해 14.8%(158만 3000가구)로 2.5%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7가구 중 1가구꼴로 한계가구라는 얘기다. 한계가구는 금융 부채가 금융 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세금 등을 빼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의 40%를 넘는 가구를 말한다.

드러난 것보다 속은 더 심각하다. 이들의 평균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104.7%였다. 100만원을 쓸 수 있다면 갚아야 할 돈이 105만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원리금을 갚아 나가기 위해서는 되레 빚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금융 부채가 금융 자산보다 2.6배나 많아 실물자산 처분 없이는 부채 원금을 갚기에도 부족하다. 한계가구가 보유한 금융 부채는 354조원(가계 신용 기준)이나 된다.

이런 탓에 한계가구의 44%는 대출 기한 내 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아예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한계가구의 73%는 원리금 상환에 따른 생계 부담으로 소비 지출을 줄인다고 응답했다. 민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한계가구들이 1년간 부채가 증가한 이유로 생활비 마련(62.3%)과 부채 상환 자금 마련(17.7%)을 꼽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가구는) 연체 가능성이 커서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가구주의 17.5%(33만 9000가구)가 한계가구였다. 50대는 13.4%(41만가구), 40대 15.3%(51만 8000가구), 30대는 14.2%(30만 2000가구)가 한계가구였다. 입주 형태로는 자기 집에서 사는 한계가구 비율이 16.4%(111만 가구)로 월세 거주자(12.8%, 18만 7000가구)나 전세 거주자(11.1%, 23만 4000가구)보다 높았다. ‘하우스 푸어’로 전락한 한계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한계가구를 줄이려면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고령층의 소득을 높여 채무 상환 능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특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취업 성공 패키지와 연계한 맞춤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6-03-21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