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의 은행 인가 누가 따낼까…4개 후보군 각축전

23년만의 은행 인가 누가 따낼까…4개 후보군 각축전

입력 2015-09-29 10:32
업데이트 2015-09-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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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컨소시엄 참여기업 40개 넘을 듯…주주 영향력도 심사

금융당국이 연내 한두 곳에 내줄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로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은행시장에서 신규 진입자가 탄생하게 된다.

인터넷은행은 이처럼 23년 만의 인가로 출범하는 은행인 데다가 혁신을 지향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때문에 참여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그간 준비 단계에서 참여를 선언한 컨소시엄이 4곳이나 된다.

아직 500V컨소시엄이 세부 컨소시엄 구성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나머지 3곳의 컨소시엄 참여기업만 30개에 달한다.

막차를 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여 참여기업은 40개를 훌쩍 넘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참여가 많은 데다 4~10%씩 나눠갖는 형태의 컨소시엄이 있을 것으로 보고 명목상 지분구조뿐만 아니라 산업자본에 대해선 실질적인 영향력까지 따질 방침이다.

◇ 1금융권 + 2금융권 + ICT + 유통기업 조합 많아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참여의사를 공식화한 컨소시엄은 카카오뱅크, 인터파크뱅크, KT컨소시엄, 500V컨소시엄 등 4곳이다.

가칭으로 내세운 컨소시엄 이름에 들어간 곳이 주도 기업이다.

인터파크와 KT가 공개한 주주는 각각 10곳, 12곳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등 핵심주주만 공개한 상태다.

500V는 중소벤처기업이 주축이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들 컨소시엄은 대부분 참여기업이 추가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인터파크 측 관계자는 “막판까지 참여 여부를 놓고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와 KT의 주주구성은 비슷하다.

1금융권, 2금융권, 통신사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유통 기업이 결합된 형태인 것이다.

은행권에선 국민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이 참여한다.

증권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 NH투자증권, 현대증권이 각각 카카오, 인터파크, KT컨소시업에 참여했다.

이밖에 현대해상과 한화생명 같은 보험사와 웰컴저축은행도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

대체로 카카오뱅크는 포털이, 인터파크는 유통 색깔이 강해 보인다.

KT컨소시엄은 주도업체인 KT와 우리은행이 모두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 4대 컨소시엄이 내세운 강점과 지향점은

이들 컨소시엄이 밝힌 인터넷은행의 지향점은 비슷하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혁신적이고 다양한 서비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한 서비스 등이다. 정부가 기대했던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8월 13일 컨소시엄 구성을 발표한 카카오뱅크는 최다 모바일뱅킹 가입자를 확보한 국민은행, 금융투자업의 강자인 한국투자금융,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 플랫폼 사업의 선두주자인 카카오 등 핵심주주 구성상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모바일뱅크 모델을 공동으로 설계하겠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과 연대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울 예정이다.

8월 26일 컨소시엄 결성을 공개한 인터파크뱅크도 “커머스, 통신, 증권, 은행, 지급결제 등 각 업계 선두회사들이 방대한 빅데이터를 융합해 혁신성과 다양한 사업모델을 확보할 것”이라며 중금리 대출과 맞춤형 자산관리를 내세웠다.

인터파크는 고객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는 ‘디지털 라이프 뱅크’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고객이 돈을 쓰고, 돈을 모으는 모든 생활영역을 포괄하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KT 컨소시엄은 막판에 교보생명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지난 17일에야 주주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편의점, 복지포인트, 결제대행 등 다양한 산업와 서비스 간의 융합을 추진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T 측은 “국내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용평정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은행이 운영 중인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의 노하우, 현대증권의 투자자산관리 노하우 등을 확보에 은행업에 맞춤형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500V 컨소시엄은 ‘핀테크 기업을 담는 그릇’으로 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접근법으로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핀테크 기업들이 규제 탓에 제도권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는데, 인터넷은행이라는 ‘합법적 울타리’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핀테크 기업의 성장과 상생을 도모하는 금융혁신의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 인터넷은행 주주 심사 때 ‘실질 영향력’ 따진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의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주 보유한도는 비금융주력자는 4%, 금융지주처럼 금융주력자는 10%다. 금융위 승인을 받으면 비금융주력자는 4%를 초과한 지분의 의결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10%까지, 금융주력자는 100%까지 가질 수 있다.

비금융주력자는 전체 회사 중 비금융회사의 자본 비중이 25% 이상이거나 비금융사의 자산합계가 2조원 이상인 대상을 말한다.

이번 예비인가에 뛰어든 컨소시엄의 지분구조에는 이런 제도가 적용된다.

공교롭게도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중에 은산분리규제를 받지 않는 미래에셋과 교보생명 그룹이 모두 인터넷은행 참여를 중도 포기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컨소시엄에서 지분한도에 제한을 받지 않아 큰 손 역할을 하며 최대주주로 참여할 곳이 줄었다는 뜻이다.

일찌감치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대주주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행의 참여 지분율을 사실상 제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뱅크는 한국금융지주 50%, 카카오 10%, 국민은행 10%, 나머지 업체들이 10% 이하 지분율로 참여하는 구도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지주는 금융투자 쪽 금융지주사여서 지분 참여에 자유로운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10%에 그친 이유는 비금융주력자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4%를 초과하는 6%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포기하는 조건이 붙게 된다.

인터파크와 KT컨소시엄은 비금융주력자가 대부분이므로 지분율 10% 이하로 참여하는 회사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KT 관계자는 “압도적으로 지분율이 높은 참여사는 없을 것”이라며 “KT와 우리은행이 주도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은 인가심사 때 컨소시엄에 참여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실질적 영향력도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인터넷은행 인가심사와 관련한 추가 질의·답변 자료에서 “은행법상 4% 이하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비금융주력자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도 별도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세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비금융주력자가 4% 초과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10%를 취득할 때, 주주 간에 공동의결권 행사 약정으로 다른 주주의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했다.

아울러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초과해 보유하고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대주주인 경우”도 별도심사 대상에 포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4%를 초과해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빼고 실제 의결권 있는 주식만을 대상으로 주주별 실제 영향력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컨소시엄 내에서 두 곳이 4%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 포기를 전제로 10%를 각각 보유했다면 의결권 있는 88%의 주식을 토대로 주주들의 영향력을 계산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비금융주력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영향력도 따져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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