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넣은 제품 ‘허니 마케팅’ 바람

꿀 넣은 제품 ‘허니 마케팅’ 바람

입력 2015-04-07 07:35
업데이트 2015-04-0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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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에 편승·웰빙 활용…”일시적 유행” 지적도

지난해 하반기 출시돼 스낵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허니버터칩 이후 유통업계에 ‘허니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꿀이 첨가된 스낵과 우유, 커피, 아이스크림, 빵, 치킨, 면 등 식·음료 분야뿐 아니라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허니 마케팅에 기댄 마케팅 경쟁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허니 마케팅은 진원지인 스낵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짠맛과 단맛의 오묘한 조화로 사랑받은 허니버터칩의 뒤를 이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농심), ‘꿀먹은 감자칩’(롯데), ‘오!감자 허니밀크’(오리온), ‘허니 뿌셔뿌셔’(오뚜기), ‘허니통통’(해태) 등 ‘꿀맛’ 나는 스낵들이 잇달아 출시된 것이다.

허니버터칩으로 대박을 터뜨린 해태제과는 벌꿀 시럽과 버터로 맛을 낸 아이스크림 ‘허니아이스’까지 출시하며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다.

서울우유는 최근 초콜릿 우유에 아카시아 꿀을 더한 ‘허니초콜릿우유’를 출시했고, 스타벅스는 봄 메뉴로 꿀과 바닐라 향이 어우러진 ‘허니 바닐라 마끼아또’를 내놨다. 푸르밀도 벌꿀과 삶은 렌틸콩으로 만든 ‘허니렌틸콩우유’를 선보였다.

삼립식품은 국내산 천연 아카시아 벌꿀을 2.1% 함유한 ‘허니롤케익’을 내놨으며 삼양식품은 달콤하면서도 매운맛이 나는 ‘큰컵 허니치즈볶음면’을 출시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케틀칩 허니앤버터’(홈플러스), ‘허니샤워 팝콘’(씨유), ‘부드러운 허니크림 치즈라떼’(세븐일레븐) 등 꿀을 접목한 자체상표(PB) 상품을 속속 내놨다.

허니 마케팅은 가장 대중적인 외식 음식인 치킨 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교촌치킨의 허니콤보와 BBQ의 허니갈릭스, 굽네치킨의 허니커리바사삭 제품이 대표적이다.

화장품 업계에도 허니 마케팅이 상륙하면서 꿀 성분이 첨가된 각종 신제품이 나왔다. 꿀은 이미 피부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화장품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됐지만 허니 마케팅을 계기로 재조명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연말 미샤는 벌꿀과 버터 성분을 함유한 워시오프팩 ‘허니버터팩’을 내놨고 스킨푸드는 ‘로열허니 프로폴리스 에센스’, ‘로열허니 커버 바운스’ 등을 출시했다.

허니 마케팅은 허니버터칩의 선전에 기대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건강식품인 꿀이 주는 ‘웰빙 이미지’도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우유의 조영길 팀장은 “단맛이 필요한 가공유에 설탕이나 시럽 대신 천연감미료인 꿀을 넣어 웰빙 추세에 부합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을 활용하는 것은 식품회사의 일반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며 “과거 ‘하얀 라면’이 유행했듯이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에 따른 유행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허니’를 전면에 내세웠더라도 실제 함유량이 미미하다면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꿀 성분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과연 몇 퍼센트나 들어갔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SNS가 발달한 요즘 같은 때에 진정성 없는 제품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허니 마케팅에 대해 “사람들이 꿀 원료에 관심을 보이니 업체들이 편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금세 퍼졌다가 꺼지는 일시적 유행(FAD)”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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