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가 떴다”…가로수길·삼청동도 ‘K-뷰티’ 메카

“유커가 떴다”…가로수길·삼청동도 ‘K-뷰티’ 메카

입력 2015-04-06 09:22
업데이트 2015-04-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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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상권 지각변동…”제2의 명동”

명동에 이어 삼청동과 가로수길이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명소로 급부상하면서 이 지역 상권 지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소규모 카페가 하나 둘 사라져 간 자리에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패션의류 매장이 들어서더니 최근에는 유커의 쇼핑 1순위 품목인 화장품 매장이 영토를 늘려가고 있다.

이미 화장품 매장이 점령한 명동 상권에는 올들어서도 신규 개점이 늘면서 화장품 매장 수가 약 140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로수길 화장품 매장 20여개…작년이후만 7개

신사역 인근에서 신사중학교까지 이어지는 가로수길 중앙의 한 건물에서는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가 오는 10일 첫 단독매장을 열기 위해 공사 중이다.

작년 이곳에 화장품 브랜드 ‘숨’ 매장을 연 LG생활건강은 “가로수길이 유커가 찾는 관광 상권으로 뜨고 있어 백화점에만 입점한 ‘후’의 첫 단독매장을 이곳에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로수길 중심 도로변에는 20여 개의 화장품 매장이 성업 중인데 이 중 7곳이 작년 이후 새로 문을 연 매장이다.

롯데그룹의 화장품 복합매장 ‘롭스’가 작년 가로수길 초입에 있는 CJ그룹의 ‘올리브영’ 자리에 문을 열면서 올리브영은 CJ계열 외식업소로 채워져있던 바로 옆 건물 ‘CJ 가로수타운’의 1층으로 옮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근에는 또 다른 화장품 복합매장 ‘벨포트’가 작년 9월 문을 열었고 아모레퍼시픽의 ‘에스쁘아’(2월)와 ‘아리따움’(12월), LG생활건강의 ‘숨’(9월) 등 국내 대기업 브랜드가 작년 잇따라 가로수길에 둥지를 틀었다.

올들어서도 화장품 매장의 가로수길 입성은 이어져 ‘달팽이 크림’으로 중국인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한불화장품의 자회사 ‘잇츠스킨’이 지난 2월 가로수길 입구에 문을 열었다.

◇삼청동 대형 화장품 매장 속속…”유커 매출이 80%”

평일 낮 방문한 ‘올리브영’ 가로수길점에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인근에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어서 성형수술을 마치고 붕대를 감은 채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올리브영 가로수길점 관계자는 “올 1분기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고객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가량 늘어난 덕분에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작년 9월 문을 연 ‘숨’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매장 관계자는 “중국 모델 장레이 초청 행사, 중국 유학생 협회 행사 등을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해 면세점 못지않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페이스샵’ 가로수길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60%를 넘으며 그중 절반 이상은 중국인이다.

매장 직원은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한방 화장품”이라며 “역시 인기 품목인 ‘마스크 시트’는 한번에 100장 이상씩 사가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청동에도 2011년을 기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화장품 대형 매장들이 10여개로 늘었다.

작년에는 화장품 매장과 카페를 갖춘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영국 화장품 브랜드 ‘닐스야드’가 문을 열었고, 10월에는 YG엔터테인먼트가 ‘문샷’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면서 3층 규모의 대형 매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LG생활건강의 VDL이 문을 여는 등 신규 개점이 이어지면서 삼청동도 화장품 업계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유커의 쇼핑 1번지 명동은 이미 화장품 매장이 상권을 점령했다. 올들어서도 클레어스, 벨포트, 올마스크스토리, 로얄스킨 등 신규 매장이 계속 들어서면서 화장품 매장 수가 140개에 달한 것으로 업계는 집계하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에 밀려나는 소규모 개인 매장

이처럼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 패션매장과 화장품 매장들이 가로수길과 삼청동에 속속 진입하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밀려나고 있다.

임대료가 치솟는데다 건물주가 건물을 통째로 빌리는 대기업만 선호하다 보니 개인 사업자들은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2008년부터 가로수길 중심 도로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김 모(38) 씨는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심 도로에서 벗어난 골목으로 두 차례나 매장을 옮긴 데 이어 작년에는 외곽 상권까지 임대료가 오르자 아예 매장을 접었다.

김 씨는 “대기업들은 대개 건물을 통째로 빌리기 때문에 단층을 소규모로 빌리는 개인 사업자는 건물주가 선호하지 않는다”며 “폭등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가로수길 매장을 접고 다른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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