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르면 이번주 ‘AIIB 참여’ 발표할 듯

한국, 이르면 이번주 ‘AIIB 참여’ 발표할 듯

입력 2015-03-22 10:22
업데이트 2015-03-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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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신흥국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 참여할수 있어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를 이르면 이번주 안에 발표할 전망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도 AIIB 가입이 점차 유력해지고 있다.

정부는 22일 경제적 실익과 외교 관계 등 고려 사항이 많아 최종 결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 경제적 실익 등 고려해 가입 유력

중국은 한국에 이달 말까지 AIIB 창립 회원국 참여 여부를 밝혀달라고 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AIIB 가입 여부를 최종 발표할 방침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적 실익과 여러 요인을 감안해 가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안에 발표할 계획이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입’ 쪽으로 정부의 최종 결정 방향이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된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한국이 앞으로 관련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며 한국 정부가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경제적 실익과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하면 가입이 유리한 것이 확실한데도 그동안 한국 정부를 망설이게 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였다.

그러나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국이 잇따라 가입 의사를 밝힌데다 호주와 일본까지도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제 사회의 기류가 변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참여 의사를 빨리 밝혀야 창립 회원국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가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립 멤버로 들어가야 AIIB 지배구조 등에 한국의 입장을 반영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3월에 가입 방침을 발표하면 한국은 기존 양해각서(MOU) 체결국들이 이미 꾸려놓은 테이블에 합류해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협정문 관련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지분 배분과 총재 선임 등 핵심적 사안이 이 협상 테이블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 중국 독주 우려에 지분 문제 등 쟁점 남아

그러나 한국의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쟁점은 AIIB의 지배구조와 한국의 지분 문제다.

중국이 설립을 주도한 만큼 AIIB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 등이 지나치게 중국 중심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대외적으로는 AIIB 출범 견제 논리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지배구조와 투명성, 환경 요인 등을 내세우고 있다.

AIIB는 자본금 1천억원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중국이 대부분을 출자한 500억달러가 마련된 상태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지분이 50%에 달하는 것이다. 앞으로 투표권 행사 등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중국 독주 가능성이 짐작되는 부분이다.

다만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AIIB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동참할지에 따라 지분이 결정될 것이며, 경제력을 고려해 중국이 최대 출자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불변이지만 반드시 50% 지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의 지분이 50%보다 내려간다고 해도 다른 개발은행과 비교해 쏠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과 그 뒤를 잇는 일본이 각각 15.7%와 15.6%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AIIB 가입시 어느 정도의 지분을 확보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AIIB는 참여국이 경제력에 비례해 출자하고 지분을 가지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은 상태다. 아시아 지역 내 국가가 75%의 투표권을, 지역 외 국가가 25%를 가질 수 있는 만큼 역내 국가를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은 상당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영향력 확보를 위해 AIIB의 부총재 자리나 사무국 유치 등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있지만,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

◇ AIIB 가입 득실은

한국으로서 AIIB 참여는 여러 득실을 따져봐야 하는 ‘고차 방정식’이다.

일단 AIIB에 가입하면 중국과의 협력 강화라는 이득을 볼 수 있다. AIIB를 계기로 미국의 금융 패권이 도전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는 부분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이어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양국의 구체적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되는 시기여서 AIIB 가입은 경제 협력 관계에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에 인프라와 기술력 등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이 더 쉽게 진출할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끈끈했던 미국과의 협력에 균열이 생기거나 중국의 영향력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 ‘잃을 것’도 고려해야 한다.

◇ 중국, AIIB 출범 주도 후 한국에 끊임없이 ‘러브콜’

AIIB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2013년 10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설립을 제안한 개발은행이다.

중국은 ‘아시아 개발도상국 인프라 구축’을 AIIB의 목표로 내걸었지만, 이면에는 AIIB를 ADB나 세계은행(WB)의 대항마로 세워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인도,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등 21개 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본금 500억 달러 규모의 AIIB 설립을 공식 선언했으며,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도 합류한 상태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건설과 기술, 자금, 경험 등 인프라 관련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끊임없이 AIIB 가입에 대한 ‘러브콜’을 받아왔다.

AIIB는 출범 이후 중국 베이징과 이라크 바그다드를 직접 연결하는 철도 건설을 포함해 역내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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