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에서 보험업권에 밀린 은행권…올해 전망도 어둡다

순익에서 보험업권에 밀린 은행권…올해 전망도 어둡다

입력 2015-02-09 07:41
업데이트 2015-02-0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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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이익 확대와 신성장동력 개발이 관건

지난해 처음으로 보험업권보다 순익이 적었던 은행권은 올해에도 좋은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데다 지난해 급증한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 역대 최저…환율전쟁·저물가로 기준금리 인하 압력↑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6조2천억원으로 전년대비 60.4% 급증했다.

그러나 이런 순익의 상당 부분은 대손비용 절감에 따른 것이다.

반면,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은 1.79%로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보다 0.19%포인트 낮았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은 전년과 같은 34조900억원에 머물렀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예대금리차는 2010년 2.94%, 2013년 2.31%, 2014년 2.18%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 여파로 국내 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이 2013년 1.87%에서 2014년 1.79%로 하락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글로벌 환율전쟁의 확산과 저물가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최근 호주와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11개국이 통화완화에 나섰다.

원화 가치가 대다수 주요국 통화보다 강세이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만간 추가로 내림으로써 원화강세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개월 연속 0%대를 나타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도 기준금리 인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는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은행도 대출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어 순이자마진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둔화 전망…정부 주도로 저금리 주택상품 잇따라 출시

지난해 가계대출은 39조2천억원이 늘었다. 금융당국이 통계를 보유한 2007년 이후 증가폭이 가장 크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부실이 한국 경제의 가장 위험한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 대출의 구조를 바꿔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은 가계부채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은행의 가계대출에 의한 이자 수익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가계대출은 작년에 너무 늘어났다”면서 “올해는 감독이 강화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부행장도 “가계대출은 기본적으로 작년에 많이 늘어 올해는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금리마저 인하되면 은행의 수익성은 작년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교통부의 1%대 초저금리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과 금융위원회의 연 2%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전환 상품 출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애쓰는 은행들에게는 골칫거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금리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오면 기존 고객을 지키고자 하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 또한 치열해져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비이자이익 확대와 신성장동력 개발이 관건

지난해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0.32%로, 최근 10년 평균(0.65%)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도 작년 4.19%로, 2013년(2.69%)을 제외하면 2003년(3.41%)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총자산이익률은 글로벌 51∼100위권 은행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기자본이익률 평균은 상위 50대 은행 평균의 겨우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 신성장동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2007년 23.0%에서 2013년 11.9%로 떨어졌다”면서 국내 은행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비이자이익의 비중을 높여야 하고, 비이자이익에서도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 주요국의 은행들도 핀테크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고객들의 일상생활을 하나로 통합하고 새로운 연계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핀테크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이 이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자산을 늘려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팀장은 “개인자산관리(PB) 부문에서 자문으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구조도 필요하다”며 “고객에게 조언을 해주고 포트폴리오를 짜준 것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면 은행의 수익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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