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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배급·유통 독과점…중소社 위기감”

“대기업 배급·유통 독과점…중소社 위기감”

입력 2015-01-29 00:26
업데이트 2015-01-29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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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훔방’으로 본 스크린 독점 논란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에서 촉발된 국내 영화시장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개훔방’은 동명의 미국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김혜자, 최민수, 강혜정 등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 그러나 흥행에 실패했고 제작자인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그에 대한 책임으로 배급사(리틀빅픽쳐스)의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상영 행태를 법으로 규제해 동일 계열기업 간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켜 달라”는 요지의 호소문을 대통령 앞으로 올렸다.

엄 대표는 28일 인터뷰에서 “CJ와 롯데 등 대기업이 영화계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급과 극장 유통망까지 확보해 권력화되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감독, 제작자, 배우들마저 대기업에 줄을 서는 상황이 벌어져 중소 배급사들은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급과 상영이 분리된 할리우드와 달리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이를 동시에 주도하면서 상영관 독과점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훔방’측은 “보통 개봉 2주 전 예매 사이트를 오픈하는 대기업 계열 배급사의 영화와 달리 개봉 직전에야 예매가 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개봉 초반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영화흥행의 관건’임은 영화가의 암묵적 공식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총제작비 38억원의 ‘개훔방’과 180억원의 ‘국제시장’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제시장’이 개봉 첫날 931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것은 수직계열 배급망(CJ CGV)을 갖춘 투자배급사 CJ E&M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멀티플렉스 측에서는 ‘개훔방’을 비롯한 모든 영화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CGV의 관계자는 “매주 신규 영화가 5~10편 쏟아진다. 영화의 선호도, 규모, 예매율 등을 종합판단해 스크린 수를 배정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5-01-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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