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엔저공세에 차값 탄력 조정으로 대응””2017년 고성능 모델 출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매각을 추진한 것과 관련, 경영권 승계 차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정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경영권 승계보다는 지배구조 쪽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 부회장은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천627만1천460주(43.39%) 중 502만2천170주(13.39%)를 매각하기로 하고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으나, 물량이 방대하고 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당초 이번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경영권 승계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정 부회장은 공정거래법 개정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 매각을 시도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상장 3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에 이를 규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북미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엔저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차값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엔저 때문에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일본 업체들이 가격을 많이 낮춰 팔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조정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쏘나타보다 일본 도요타 캠리 값이 더 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2013년 4.6%에서 지난해 4.4%로 하락했다. ·
정 부회장은 다만 ‘제값 받기’ 전략 자체를 수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른 글로벌업체처럼 할부금융 금리를 내리거나 딜러에게 주는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값 인하 효과를 보겠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또 “미국 시장에서는 신차가 내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올해는 연말에 출시되는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 판매에 집중하면서 2016년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017년까지 고성능 자동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는 폴크스바겐의 고성능 브랜드를 벤치마킹해 대중적인 모델을 우선 내놓되, 그 이후에는 순수 고성능차인 슈퍼카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모델은 제네시스보다 크기는 작으며 ‘N’ 브랜드가 적용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수입차 공세와 ‘안티 현대’ 바람에 밀려 두 회사의 내수 점유율이 통합 이후 처음으로 70%에 밑으로 하락한 데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작은 목소리라도 들어 곧바로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한전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구상과 관련해선 “당초 취지대로 그룹 계열사들이 들어가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조업체로서 차를 만들고 파는데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선 “최근 발표한 중국 공장건설 이외에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