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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시장 잡아라”…은행권 경쟁 치열해진다

”은퇴시장 잡아라”…은행권 경쟁 치열해진다

입력 2015-01-08 09:25
업데이트 2015-01-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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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 공략할 서비스 차별화와 인력 양성에 주력

“은행들이 과거 보험사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은퇴설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구조 고착화로 예대마진 수익이 감소하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이 쏟아지자 이 시장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 여기는 듯합니다.”

8일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최근 공격적인 은행권의 은퇴 시장 공략 움직임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재 금융권에서 은퇴연구소나 은퇴 관련 연구 조직을 가진 보험사·증권사·은행은 14∼15개 가량으로, 이 가운데 은행이 반수를 넘을 정도로 은퇴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은행이 은퇴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2011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며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38.2%로, 세계 최고의 고령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안전망이 취약한 상황에서 급격한 고령화 진행이 예상되면서 금융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0년 기준 고령친화산업 전체 시장규모 33조2천억원 가운데 금융산업이 10조6천억원(31.8%)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20년에는 고령친화산업이 전체 시장의 48.8%(61조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최근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실버산업이 연평균 18% 이상 성장해 2018년에는 8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도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한국의 중·장년층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겨냥한 은행권의 마케팅이 활발하다.

베이비붐 세대는 현재 750만명에 달하며 연령별 계층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비중을 차지한다. 은퇴자는 매년 2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주도해왔고 높은 경제력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50대 창업이 15%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투자증권사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50대는 평균 1억4천만원 상당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자금은 목돈인데다 은행예금이 최근 초저금리로 매력을 상실한 탓에 은행들이 경제력을 갖춘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는 것이다.

또 최근에 금융당국이 계열사 간 복합금융점포 활성화 방안으로 사무공간 구분과 고객의 동의에 따른 계열사 정보 공유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점도 은행이 은퇴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거라는 의견이 많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복합금융점포가 활성화되고 내년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까지 도입되면 은행권의 은퇴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차별화·인력 양성과 증원에 주력

시중은행들의 은퇴 시장 공략 방법은 서비스 차별화와 인력 양성 및 증원으로 요약된다.

농협은행은 전국 200개 영업점을 노년층과 50대 은퇴 준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거점 지점으로 육성하고, 이 지점 안에 노년층의 재테크 상담과 은퇴 설계를 전담할 ‘시니어 전용 창구’를 운영키로 했다.

시니어 전용 창구에는 농협은행이 육성할 은퇴설계 전문인력 1천명이 배치되며, 이 창구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한 ‘시니어 전용 콜센터’도 운영된다.

은행권에서 노년층만을 전담하는 창구와 콜센터가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농협은행의 NH은퇴연구소는 영업점 전문 상담인력(은퇴설계 카운셀러)을 지난해 연초 350명 수준에서 연말 900명으로 확대 배치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개정세법 및 국내·외 은퇴시장 동향, 은퇴설계 상담스킬을 포함한 퇴직연금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직원 상담능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4월 은퇴브랜드인 ‘신한미래설계’를 선포하고, 은퇴자 전용 상담창구인 ‘미래설계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0곳이었던 센터는 최근 325곳으로 대거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까지 미래설계센터를 900여개의 모든 영업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상담 인력(미래설계 컨설턴트)들이 차별화된 은퇴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말 차별화된 은퇴설계시스템 ‘S-미래설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작년부터 격월로 은퇴교육 프로그램인 ‘부부은퇴교실’을 진행하며 은퇴서비스에 대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하반기 은퇴상담 전용창구인 ‘청춘 100세 파트너 라운지’를 100개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컨설턴트(100세 파트너)는 영업점당 1명꼴로 총 900명이 배치됐으며, 올해 양성 교육을 통해 250명을 영업점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은퇴자금을 구분해 은행, 보험, 펀드 등에 분산투자 할 수 있는 ‘우리청춘 100세 통장·적금·예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카드 부분도 개발하고 있다. .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IBK평생설계센터를 출범해 210명의 컨설턴트(평생플래너)를 배치했다. 올해는 20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은퇴시장 공략을 위해 은행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만기 10년 적금 상품을 내달 내놓는다.

길어야 3∼5년에 불과한 기존 적금상품의 만기를 대폭 늘려 만기 10년 이상인 보험사들의 연금보험 상품에 맞서 은행권으로 은퇴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오정순 개인고객부 평생설계팀장은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은퇴시장을 위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라며 “은행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와 인력 양성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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