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올려 거둔 건강부담금 28%만 내년 고유사업 투입

담뱃값 올려 거둔 건강부담금 28%만 내년 고유사업 투입

입력 2014-12-02 00:00
수정 2014-12-0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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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사업비의 약 56%는 건강보험 지원에 사용

내년에 담배 1갑(20개비)당 담뱃세 2천원이 올라 담뱃값이 4천500원으로 대폭 뛰면서 흡연자들은 많은 세금을 부담하지만 혜택은 기대만큼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담뱃세 인상으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을 흡연자의 건강증진이란 애초 목적보다는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하도록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2일 보건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도 예산안을 만들면서 담배 1갑당 부과하는 건강증진부담금(담배 부담금)을 지금(354원)보다 487원이나 오른 841원으로 인상해 건강증진기금으로 총 3조2천762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40.5%나 증가한 규모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기금운용 등을 뺀 기금사업비로 2조7천189억원을 쓰기로 했다.

문제는 복지부가 짠 2015년 건강증진기금의 사업구성을 보면, 이 기금 조성 본연의 목적인 건강증진사업에는 28.3%(7천707억7천500만원)밖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대신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는데 내년 기금사업예산의 절반 이상인 55.9%(1조5천185억3천만원)를 쓰기로 했다. 또 연구개발(R&D)과 정보화 및 의료시설 확충 등 기금의 설치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사업에 12.8%(3천482억800만원)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건강증진기금이 목적세의 취지에 맞지않게 사용됨에 따라 적절성 문제를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담배 부담금을 내는 흡연자의 건강과 금연지원에 건강증진기금의 일정 부분을 쓰도록 법에 강제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예산정책처도 “건강증진기금의 사용처에서 고유목적인 건강증진사업의 비중이 아주 작아 건강증진사업 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산정책처는 “건강증진기금을 건강증진 사업 중심으로 재정립하려면 금연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기금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은 일반회계로 이관하며, 건강보험 지원금을 조정하는 등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강증진기금은 건강증진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자 1995년 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담뱃세를 재원으로 1997년부터 조성됐다. 현재 2천500원짜리 담배 1갑(20개비) 당 354원(14.2%)이 담배부담금이라고 불리는 건강증진부담금으로 부과되고 있다.

현재 2천500원짜리 국내 담배가격은 ▲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 담배소비세 25.6%(641원) ▲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 지방교육세 12.8%(320원) ▲ 부가가치세 9.1%(227원) ▲ 폐기물 부담금 0.3%(7원) 등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내년에 담뱃세가 2천원 올라 담배가격이 1갑당 4천500원이 되면, 1갑당 부과될 세금은 2천291원에 이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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