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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로 소통하는 세상’ 삼성전자 안구마우스 발표

‘눈동자로 소통하는 세상’ 삼성전자 안구마우스 발표

입력 2014-11-25 11:00
업데이트 2014-11-2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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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호킹’ 신형진군 아이캔플러스 시연…쇼핑·SNS 척척

2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있는 투모로우 솔루션 랩(Lab).

’연세대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신형진(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석사과정)씨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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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로 인터넷 한다’ 삼성전자 안구마우스 발표
‘눈동자로 인터넷 한다’ 삼성전자 안구마우스 발표 2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투모로우 솔루션 랩에서 안구마우스를 실제 사용 중인 신형진씨가 직접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를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형진 씨는 손발을 움직이지 못한다. 세상과 소통을 하고 싶을 땐 어머니가 그의 손발이 되어줬다.

그런 그가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책을 한 권 쇼핑한다. 모니터 화면에 키보드를 띄워 주소를 입력하고 ‘결제하기’까지 척척 누른다.

금세 화면을 바꿔 챗온(ChatOn) 메시지창이 뜬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형진입니다. 안구마우스가 개발되어 기쁩니다. 단순한 IT기기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에겐 팔과 다리나 마찬가지입니다.”

비교적 긴 문장을 안구의 움직임으로 써서 메시지로 보낸다.

삼성전자가 이날 선보인 안구마우스 ‘아이캔플러스’(Eyecan+)를 시연한 현장이다.

안구마우스란 컴퓨터 마우스를 손 대신이 눈동자로 조작하는 장치이다.

손발은 물론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사람도 모니터 화면에 글을 쓰고,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이캔플러스는 모니터 아래에 바 형태로 다는 거치형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아이캔 버전은 안경형 장치였다. 하지만, 중증 장애인 중에는 안경조차 쓰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또 안경은 흘러내리거나 움직이기 때문에 시선을 보정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캔플러스는 이런 단점을 개선했다.

모니터와 연결하고 사용자 눈에 맞게 한 번만 설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모니터만 보면서 자유롭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엔 안구의 움직임을 12점으로 나눠 정밀하게 눈금화(calibration)하는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마우스 포인터가 이동하고 특정 아이콘이나 폴더, 링크를 1초 동안 바라보거나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클릭과 스크롤링을 할 수 있다. 마우스 UI(유저 인터페이스)의 기능이다.

기존 안구마우스 아이캔은 원래 2011년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로 개발됐다. 루게릭병 환자가 어떻게 컴퓨터를 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오픈 소스를 받아 창의개발연구소의 1호 과제로 시작했다.

사내 C-랩(Lab)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개발에 나서 이듬해 첫선을 보였다.

안구마우스가 세상에 없었던 건 아니다. 해외에도 비슷한 기능을 하는 제품이 있지만 가격이 1천만원 이상 고가라 지체 장애인들이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캔은 불과 5만원 이내 재료비로 만들 수 있다.

업그레이드 버전인 거치형 아이캔플러스도 25만원 정도의 재료비면 제작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삼성전자 DMC연구소에서 아이캔 성능 개선 프로젝트를 맡아 마침내 아이캔플러스를 탄생시켰다.

삼성전자는 아이캔플러스 100대를 시범 제작해 무료 보급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1, 2호 제품은 형진 씨에게 제공한다. 남다른 학업 열정으로 유명한 그가 아이캔 제품 개발 과정에서 직접 자문하면서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한 대는 형진 씨를 롤모델로 삼는 다른 환아에게 보내줄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안구마우스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개방해 사회적기업과 벤처기업들이 개발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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