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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활로 찾는 삼성전자…”8년 전 생각나네”

스마트폰 활로 찾는 삼성전자…”8년 전 생각나네”

입력 2014-11-04 00:00
업데이트 2014-11-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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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 전략 탈피’중저가폰’으로 중심이동 이번에도 ‘용인술’ 발휘하나…내달 초 정기인사에 촉각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실적 성장에 급제동이 걸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서 벗어나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국 시장을 필두로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시리즈를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샤오미·화웨이·레노버 등 중저가폰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며 빠르게 추격해 오는 중국 업체들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상황과 전략 변화는 한때 잘 나가던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사업이 격화되는 경쟁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에 부닥쳤던 8년 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성장 한계 봉착한 휴대전화 ‘데자뷰’

스마트폰이 태동하기 전인 2006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11.6%로 핀란드의 노키아(34.2%)와 미국 모토로라(21.4%)에 이어 세계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시는 피처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성장세은 갈수록 둔화되고 업체 간 경쟁은 격화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애니콜 신화’를 일구며 급성장해온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수익성 악화와 점유율 후퇴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중저가폰을 앞세워 중국, 인도 시장까지 석권하고 있던 노키아와 ‘레이저’라는 단일 모델을 2년 동안 5천만대나 판매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모토로라의 벽은 높아만 보였다.

그해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정보통신총괄의 영업이익이 1조7천400억원으로 2005년(2조3천억원)보다 24% 이상 감소했다.

전체 영업이익(본사 기준)도 2004년 12조200억원을 정점으로 2005년 8조600억원, 2006년 6조9천300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었다.

이는 프리미엄폰에서 미국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폰에서 중국 업체들에 치이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최근 상황과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은 1조7천5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조7천억원)의 4분의 1로 줄었다.

◇ 인사·제품 전략 병행

삼성전자는 8년 전 휴대전화 사업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눈에 띄는 두 가지 전략적인 변화를 꾀했다.

하나는 휴대전화 사업의 수장인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교체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서 벗어나 중저가폰으로 중심을 이동한 것이다.

삼성은 2007년 1월 정기인사에서 앞서 7년간 휴대전화 사업을 이끌며 ‘애니콜 신화’를 일궈낸 일등공신인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최지성 당시 디지털미디어 사장을 전격 기용했다.

현재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인 최지성 당시 사장은 2006년 삼성 TV를 처음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으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스타 CEO’로 회사 안팎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이기태 사장의 퇴진은 적잖은 충격을 줬다.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기술총괄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는 형식이었으나, 부회장 승진보다는 핵심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질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로 이기태 부회장은 2년 뒤인 2009년 1월 현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최지성 당시 사장은 휴대전화 사업을 맡은 뒤 전임자 시절 삼성 휴대전화를 명품 반열에 올려놓았던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전략에서 탈피했다. 중저가 모델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가격대를 다변화해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들어갔다.

◇ 위기 딛고 재도약…세계 1위 등극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효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 1분기부터 휴대전화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랑해왔던 평균판매단가(ASP)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보였으나, 2분기부터는 매출과 수익성까지 호전되면서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휴대전화 시장 2위로 올라섰다.

모토로라는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레이저폰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모델을 다변화하지 못한 데다 신흥시장에서 지나친 가격경쟁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8년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며 1위 노키아와의 격차도 줄여나갔다.

크게 흔들렸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과감한 전략 변화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안정을 되찾으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

이후 애플 아이폰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 위주로 재편되면서 노키아마저 퇴조하자, 삼성전자는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에 등극했다.

◇ 내달 초 정기 인사에 촉각

최근 삼성전자는 공교롭게도 8년 전과 유사한 전략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을 살려 중저가폰으로 제품을 다변화하고 중국 등 신흥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 관계자는 “제조력과 브랜드 파워에서는 여전히 중국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이 이번에도 과거처럼 과감한 용인술을 병행하며 승부수를 띄울지도 관심사다.

현재 삼성전자의 IM부문을 이끌고 있는 신종균 사장은 2009년 1월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된 뒤 6년 가까이 휴대전화 사업을 맡아 스마트폰 시장을 제패하는 ‘갤럭시 신화’를 일궜다.

내달 초 실시될 삼성그룹 사장단·임원 정기인사에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리이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룬 성과가 크다고 해도 경영전략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한 인사 조치를 병행해온 것이 삼성의 스타일이었다”며 “예단하기는 어렵겠지만 변화가 필요해진 이상 어떤 식으로든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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