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징계 차일피일… 경영 차질

은행권 징계 차일피일… 경영 차질

입력 2014-07-21 00:00
업데이트 2014-07-2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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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이건호 제재 내달로 연기

은행 임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징계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일부 은행들의 하반기 인사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정기인사를 제때 하지 못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물론 임기가 끝난 임원급에 대한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경영 차질까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KB금융 경영진을 포함한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임직원 제재가 다음달로 넘어가게 됐다. KT ENS의 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 신용카드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등과 관련한 징계도 도미노처럼 뒤로 밀리면서 지난달 초 금감원의 징계 수위 사전통보 시점부터 시작된 금융권 대규모 징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은행 관계자들을 비롯해 제재심의위원회로 올라온 금융권 인사들의 소명절차가 길어지고 있다”면서 “물리적으로 이달 안에는 일괄 제재를 매듭짓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을 해명하기 위해 지난 17일 열린 제재심의위에 참석한 이 행장은 시간이 부족해 위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조차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제재 결정이 늦춰지면서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경영계획 수립과 인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4월 발표한 경영 쇄신안에서 원샷 인사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국민은행 역시 이달 안에 임병수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민영현 상품본부 전무, 박정림 웰스매니지먼트 사업본부 전무 등 임원들의 임기가 끝나지만 현재 후속 인사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KB금융 관계자는 “예년에는 이맘때쯤 하반기 인사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제재 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로 예정됐던 KT ENS 부실대출 및 하나은행 종합검사 결과에 대한 징계도 더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상 7월 말 하반기 부서장 인사를 냈던 하나은행 역시 유동적이다. 반면 수뇌부와 주요 임원급이 금융당국의 징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다른 은행들은 예정대로 하반기 인사를 마쳤거나 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은 오는 23일 하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할 예정이고,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본부장을 포함해 부서장과 지점장 등에 대한 인사조치를 마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7월 말과 8월 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업무 전략을 세우는 등 고삐를 다잡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이 시기에 징계건이 마무리되지 않아 여러모로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7-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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