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쌀시장 개방] 쌀 경쟁력 강화·수입보험제 도입… 성난 農心 달랠 수 있을까

[내년 쌀시장 개방] 쌀 경쟁력 강화·수입보험제 도입… 성난 農心 달랠 수 있을까

입력 2014-07-19 00:00
업데이트 2014-07-19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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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산업발전대책 내용

정부가 쌀 시장 개방(쌀 관세화)을 선언한 18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등 농민 단체들은 정부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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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대표들이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의 쌀 개방을 규탄하며 쌀을 뿌리는 시위를 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대표들이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의 쌀 개방을 규탄하며 쌀을 뿌리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발표는 농민 단체의 요구를 모두 무시한 것”이라면서 “관세율을 공개하지 않았고, 고율관세 유지 대책 역시 언제든 바뀔 여지가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높은 관세로 수입 쌀 진입을 막을 수 있지만 관세 감축과 철폐 압력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이후 김영호 전농 의장과 강다복 전여농 의장 등 단체 관계자 4명은 항의성 삭발을 하며 투쟁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쌀 시장 개방에 따라 성난 농심(農心)을 달래기 위한 ‘당근’을 내놨다. 쌀산업발전대책 수립과 수입보험제도 도입 등이 그것이다. 이번 쌀 시장 개방을 계기로 쌀 농가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포석도 깔아 놓는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쌀산업발전대책의 주요 방향은 ▲안정적 생산 기반 유지 ▲농가 소득 안정 ▲경쟁력 제고 ▲국산 쌀과 수입 쌀의 혼합 유통 금지 등의 부정 유통 방지 등이다. 앞으로 국회와 농업계 의견을 수렴해 세부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쌀 산업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우량 농지를 보전하고 기반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기반을 유지, 강화할 방침이다.

벼 재배 면적이 매년 1.7% 포인트씩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장 개방으로 쌀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소비, 수출을 촉진하고 가공 산업을 육성해 수요 기반도 넓힌다.

쌀값 하락과 농가 소득 감소에 대비한 소득안전장치도 보완하기로 했다. 쌀 직불금 제도를 보완하고 쌀 재해보험 보장 수준을 현실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과 함께 이모작을 확대해 곡물·식량 자급률을 제고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모작 논이 10만㏊ 늘어나면 곡물 자급률이 2.5%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입보험제도 도입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농가 수입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치면 정부와 농가가 공동으로 적립한 기금 중 일부를 농가에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의 직불제처럼 가격 차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거나 수확량 증감에 따른 수입 감소를 보전해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수입 쌀과의 경쟁에 대비해 국산 쌀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쌀 전업농과 경작 규모 50㏊ 이상의 ‘들녘경영체’를 지속적으로 육성해 국내 쌀 산업을 규모화, 조직화한다. 쌀 생산비 절감 기술을 개발하고 고품종 종자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R&D)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농민 단체의 우려를 반영해 국산 쌀과 수입 쌀의 혼합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부정 유통에 따른 제재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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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국내외 가격 차이만큼 관세를 설정해 수입량을 조절하는 조치를 뜻한다. 수입 물량 제한 등 국내 쌀 산업 보호를 위한 비관세 보호 수단을 관세로 전환하는 것이다. 쌀 관세는 ‘(국내 가격-국제 수입 가격)/국제 수입 가격×100%’를 적용해 결정한다.

■관세화 유예 1994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모든 농산물에 대해 관세화 원칙이 채택됐다. 그러나 특정 국가의 식량안보, 환경보호 등을 위해 주요 품목은 관세화를 일정 기간 미룰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했다. 우리의 경우 쌀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2014-07-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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