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부실 대기업그룹 건전성 ‘빨간불’

10대 부실 대기업그룹 건전성 ‘빨간불’

입력 2014-07-08 00:00
업데이트 2014-07-0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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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약정 그룹 부채비율 260% 넘어총수 일가, 주력 계열사 지배력은 확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10대 부실 대기업그룹의 부채비율이 1년 전보다 나빠져 평균 260%를 넘었다.

이들 그룹 계열사 5개 중 2개가 부채 과다나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으나 총수 가족은 주력 계열사의 지배력을 늘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된 대기업 기업집단 10곳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67.4%로 1년 전보다 19.9%포인트 높아졌다.

대상 집단은 약정 체결 대상 14개 그룹 중 4곳을 제외하고 한진·금호아시아나·동부·현대·동국제강·한진중공업·한라·현대산업개발·대성·대우건설 등이다.

그룹별로 보면 현대그룹 부채비율이 2012년 404.1%에서 지난해 540.5%로 올라가 10개 재벌그룹 중 가장 높았다. 한진그룹도 452.3%로 1년 전보다 20.2%포인트 악화했다.

대우건설집단의 부채비율은 277.9%로 1년 전보다 93.3%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대기업집단에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계열은 109개사로, 전체(294개사)의 37.1%로 집계됐다. 74개 계열은 ‘부채 과다’, 35개 계열은 ‘자본잠식’ 상태에 각각 놓여 있다.

한진중공업과 동부, 현대, 현대산업개발 등의 대기업집단에선 부채 과다와 자본잠식 계열사가 절반을 넘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계열사 10개 중 7곳의 재무상황이 취약한 상태다. 동부그룹은 52개 계열 중에서 60% 수준인 31개사가 부채과다와 자본잠식 등의 상태에 있다.

현대그룹의 해영선박(1천98.9%)과 현대상선(1천396.9%), 한진그룹의 한진해운(1천444.7%),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1천483.6%), 대우건설에선 강동프로젝트금융투자(1천574.3%)와 임고개발(1천874.7%) 등의 부채비율이 1천%를 넘는다.

금호그룹의 금호알에이시, 한라그룹의 에이치워터, 한진그룹의 한진퍼시픽, 동국제강그룹의 국제종합기계와 디케이아즈텍, 현대산업개발그룹의 현대아이파크몰과 호텔아이파크, 대성그룹의 남곡이지구와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등 계열은 자본잠식 상태다.

그러나 이들 그룹의 총수 일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보고서 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가족의 대한항공 보유 지분은 자녀 증여로 2009년 9.9%에서 지난해 말 10.0%로, 0.1%포인트 늘어났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가족은 2009년 4.84%에 불과하던 금호산업 지분을 10.3%로 끌어올렸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측의 한라 보유 지분은 24.06%로 자녀 지분 증가 덕에 4년 전보다 7.0%포인트나 확대됐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 지분도 0.20%포인트 늘어났다. 김영대 대성산업 대표이사 회장 가족의 대성합동지주 보유 지분이 48.82%로 2009년보다 4.52%포인트 늘어났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그룹들의 실적 부진이 쌓였고 특히 건설·해운 등 계열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신용 이슈로 번지게 됐다”며 “이들 그룹이 부채에 대한 이자 이상을 벌고 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 시장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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