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금투협회장 “증권거래세 내려라”

박종수 금투협회장 “증권거래세 내려라”

입력 2014-07-03 00:00
업데이트 2014-07-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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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시장 ‘손톱 밑 가시’ 뽑아야”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침체한 금융투자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증권거래세를 내리고 시장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3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저금리·저성장 환경 속에서 자본시장은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어 어느 정도 규제를 풀더라도 ‘엉뚱한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규제를 풀어 과잉 유동성이 생기면 다시 규제를 강화할 수도 있고 업계와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는 파생상품시장 진입 장벽과 증권사 법인 고객의 소액결제 제한, 높은 수준의 증권거래세, 증권사의 외국환 거래 제한 등 곳곳에 ‘손톱 밑 가시’가 산재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박 회장은 파생상품시장 규제와 관련, “신속하고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 파생상품시장이 활성화하면 현물시장도 활력이 생겨 국내 경제 센티먼트(분위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가 지수선물·옵션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는 것을 차단하려고 파생상품시장에 신규 진입 단계적 허용 등의 제한을 두고 있다.

박 회장은 “정부가 파생상품 투자를 투기로 보고 지나치게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으나 파생상품 투자자 중에 주식 초보자는 없다. 능력껏 투자할 수 있는 고객에게는 판을 열어줘야 한다”며 “지수선물·옵션 시장의 승수 인하와 작은 거래단위의 파생상품 허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증시 투자 활성화를 위해 거래세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거래세율은 투자액의 0.3%로, 작년 업계 평균 위탁거래 수수료율 0.095%의 3배를 넘는다.

박 회장은 “위탁거래 수수료는 계속 줄어 투자자들이 내는 비용에서 거래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증권사들은 주식매매 영업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대체거래소인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설립 조건도 완화해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립 조건은 거래량이 증권시장 전체 거래량의 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그는 “거래소도 경쟁으로 가야 하는데 5% 규정으로 수익이 나지 않을 게 뻔하다 보니 증권사들이 대체거래소인 ATS 설립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또 “위탁 거래에서 한계에 부딪힌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업무와 자산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증권사들의 IB업무 범위도 기업공개(IPO) 수준에 그치지 말고 기업의 금융 구조조정을 주관하는 쪽으로 가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자산이 2020년 1천50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자산 운용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내 금융산업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연금의 기금화 등을 통해 시장에서 기관 투자가의 비중을 늘려나가야 한다. 그러면 외국인이 좌지우지하는 시장 출렁임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규모상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투협은 최근 중남미 지역을 방문해 교류한 라틴아메리카통합시장(MILA, 칠레·콜롬비아·페루 통합 시장)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현지 시장 상장기업에 대한 설명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회장은 업계에는 장기적인 시각과 도전정신을, 당국에는 관련 규제 완화를 각각 주문했다.

그는 “안심할 수 있는 곳만 가면 먹을거리가 없다. 10년 이상을 보고 약간의 위험은 감수하고 들어가야 한다”며 “현행법상 제한적인 금융투자회사의 외국환 업무를 확대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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