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정지 속 알뜰폰 ‘외화내빈’ 고민

이통사 영업정지 속 알뜰폰 ‘외화내빈’ 고민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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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확대위해 마케팅 강화하지만 한계 많아

이동통신 3사의 장기간 영업정지를 계기로 알뜰폰 업체들이 시장 확대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아래 공세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벌써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이는 것에 비해 실속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상황에서 업체들은 어느 정도나 시장 공략에 전력을 쏟을지 고민하고 있다.

◇ “판이 깔렸다”…알뜰폰, 시장 확대 총력전

알뜰폰 업체 모두 이통 3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가입자를 추가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통 3사 중 1곳에만 제재가 내려졌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2개 업체가 동시에 영업정지가 이뤄지고 있어 과거보다 반사 이익이 클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개 업체만 영업을 하면 타사 영업정지기간에 보조금을 투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3일부터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이 정지되면서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것이 알뜰폰 업체들의 자체 판단이다.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 알뜰폰 업체의 경우 영업 정지가 시작된 이후 첫 주말에 70만~80만원의 리베이트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손해를 감수하고 가입자를 유치하는 수준으로 이런 공세적 접근은 시장 확대에 대한 모기업의 큰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업체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알뜰폰 전용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프리피아는 다음달 11일까지 SK텔링크 전용 세컨드폰을 기존 8만4천900원에서 40% 할인한 4만9천원에 제공한다.

우체국은 지난 10일 다양한 연령층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약정요금제를 8종으로 기존보다 2배 늘렸고, 기본료 2만원 이상의 요금제도 5개로 보강했다. 다른 알뜰폰 회사들도 프로모션과 요금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업체들의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은 손익 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가입자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다.

손익 분기점을 넘으려면 업체당 가입자가 최소 100만명 이상 돼야 한다는게 업계 분석인데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의 가입자 수가 60만명선에 불과한 상태다. 이런 규모로는 계속 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이통 3사의 영업정지를 계기로 시장 확대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 “무턱대고 유치만 할수도 없고”…알뜰폰 업체 고민

문제는 시장 상황이 알뜰폰 업체의 기대에 맞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알뜰폰 가입 대상 자체가 정해져 있는데다 상당수 일반 가입자들은 이통사의 영업정지 해제를 기다리는 분위기여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 이통사 영업정지로 알뜰폰 업계가 일정부분 반사이익을 볼 수는 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아직은 신규 단말기의 라인업이 미흡하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는 상대적인 가격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경쟁력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소다. 나아가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된 이통 3사의 전례없는 보조금 경쟁으로 알뜰폰 가입자의 증가폭 자체가 최근 많이 줄어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풀어 가입자를 유치하는게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이 알뜰폰 업체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가령 한 업체처럼 리베이트로 70만~80만원을 투입할 경우 제조사 보조금이 있다고 가정해도 가입자 1명당 12만~20만원 가량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사용자 특성상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평균적으로 이통사보다 낮다는 문제도 있다. 손해를 안보는 선에서 가입자 유치에 쓸 수 있는 돈이 이통사보다 적다는 뜻이다. 또한 무턱대고 저렴한 요금제와 거액의 보조금을 앞세워 가입자를 유치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적자인 상황에서 기업 부담만 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알뜰폰 업체도 정부의 시장 감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주말 보조금 경쟁을 촉발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를 소환해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들폰 업체가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무턱대고 가입자 유치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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