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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 JS전선 주식 ‘헐값’ 공개매수 논란

LS그룹, JS전선 주식 ‘헐값’ 공개매수 논란

입력 2014-01-09 00:00
업데이트 2014-01-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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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가 6천200원, 주당 순자산가치보다 2배 낮다”

LS그룹이 원전 케이블 납품 비리로 물의를 일으킨 JS전선을 자진 상장폐지하면서 주식을 ‘헐값’에 공개매수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S전선의 일부 주주들은 JS전선의 기업 가치와 과거 주가를 고려하면 LS그룹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가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LS그룹은 계열사 JS전선이 일으킨 원전 케이블 불량 문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JS전선 사업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대주주인 구자열 회장 일가의 사재로 주식 전량을 주당 6천200원에 공개 매수하는 방식으로 JS전선을 주식시장에서도 자진 상장폐지시킨다.

회사 측은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공개매수 가격을 시가보다 약 17% 높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JS전선의 매매거래가 정지된 지난 6일 종가는 5천300원이다.

문제는 LS그룹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이 JS전선의 주당 순자산가치보다 40% 이상 낮다는 데 있다. 주당순자산가치는 기업이 청산될 때 자산이 주당 얼마만큼 남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주주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을 추정하는 기준이 된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의 분석 결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JS 전선의 순자산은 1천300억원 수준이다.

순자산은 기업이 가진 모든 자산을 시장 가격으로 매각하고, 여기서 부채를 갚고 나서 남는 금액이다. JS전선의 3분기 말 기준 자산은 2천10억원, 부채는 709억원이다.

JS전선의 순자산을 발행주식 총수(1천138만주)로 나누면 약 1만1천428원이 된다. 자산을 재무제표에 기재된 장부가로 팔고 부채를 갚으면 주주들은 LS그룹이 제시한 공개 매수가의 1.84배에 이르는 주당 1만1천428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LS그룹의 장부상 자산 가치를 그대로 인정했을 때의 가격으로, 실제 자산 매각가는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다.

엄상열 네비스탁 팀장은 “보통 실제 유형자산의 가치와 회계장부에 기재된 감가상각을 반영한 금액은 일치하지 않는다”며 “유형자산을 내용년수(사용할 수 없게 될 때까지의 연수)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가치가 장부가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JS전선의 2012년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회사는 기계장치, 건물, 구축물 등에 대해 550억원 이상의 감가상각을 적용했다. 장부가액이 취득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다만, 한국수력원자력이 JS전선에 대해 약 1천2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잠재적 부채는 JS전선의 기업가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LS그룹 측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품질 문제로 수주 또한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기업의 미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가 또한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소액주주 피해를 줄이려고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주주들은 JS전선 공개 매수가가 최근 주가보다는 높지만, 원전 납품 비리 사태가 터지기 전 주가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는 데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JS전선 주가는 지난해 초 9천∼1만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원전 납품 비리가 불거지면서 추락을 거듭, 같은 해 11월에는 3천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가 지난 2007년 증시에 재상장할 때 공모가는 2만4천원이었다.

한 소액주주는 “1만원 대에 주식을 사서 3년간 보유했는데 돌아온 것은 6천200원의 공개 매수가”라며 “공개 매수가 측정을 위한 기준 주가가 4천원대까지 내려간 책임은 LS전선과 오너 경영진에 있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엄상열 팀장은 “LS그룹은 JS전선을 통해 6년간 220억원의 배당 이익을 확보했고, 이번 사업정리 결정으로 이미지 개선 등 무형의 이익까지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진 잘못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소액주주들이 분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S전선은 최대주주인 LS전선(69.92%)과 특수관계인이 70.01%를 보유하고 있어 나머지 지분을 공개 매수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출연해야 하는 금액은 약 212억원이다.

LS그룹 측은 “단순하게 종가를 기준으로 공개 매수가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매물이 몰린 작년 9∼11월 주식 손바뀜까지 고려했다”며 “당시 소액주주 손바뀜이 1.5회 일어났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산 일부 주주를 제외하고는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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