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한은 비상근무 기간 휴양 논란

김중수 총재, 한은 비상근무 기간 휴양 논란

입력 2013-10-18 00:00
업데이트 2013-10-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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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감독기능 주면 망한다” 언급에 노조 반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유력시된 지난 9월 추석 연휴 기간 직원들은 비상근무하도록 해놓고 정작 자신은 고급 리조트에서 연휴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낙연 의원(민주당)은 18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김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간인 9월 18∼20일 강원도 홍천의 최고급 콘도인 D리조트에 머물렀다”고 폭로했다.
김중수 한국은행총재
김중수 한국은행총재


FOMC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한은은 추석 당일(19일 오전) FOMC가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부총재 등을 중심으로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역시 비상체제로 시장 급변에 대비했다.

김 총재도 언론 등에 이달 양적완화 축소를 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이 기간 강원도로 떠났다. 이 의원은 “대외환경의 변화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직원들은 비상대기시켜 놓고 리조트로 휴양을 떠난 것은 자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반박했다. “서울에서 한 시간 떨어진 곳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면서 “휴가를 간 게 아니다. 저는 오히려 가서 일을 하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 의원은 “홍천에서 한은은 차로도 1시간 40분이 걸리고, 추석연휴인 점을 감안하면 어떻게 홍천까지 1시간이 걸리느냐”고 날을 세웠고 김 총재도 “위치가 어디든지 연락이 가능했단 것이지 놀고 이런 것이 아니었단 의미”라고 되받아쳤다.

김 총재는 “FOMC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을 했었던 것이고 (취할) 대책 역시 충분히 알고 있던 사항”이라며 “국내 금융시장도 열리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 외국에서도 비상시기에 고위 공직자의 휴가는 구설수에 오르는 만큼 일반인은 총재처럼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재의 이런 정신자세가 한은 다른 간부에까지 물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재의 ‘실언’ 역시 도마에 올랐다. 그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금융감독기능은 실력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한은에 감독기능을 주면 망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 때문이다.

한은 노조는 성명을 내고 “중앙은행 총재 신분을 망각한 비상식적인 발언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망한다’는 표현은 썼지만 미시감독 기능을 주면 본래의 업무에 영향을 준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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