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욱 정책금융공사장 “정부, 고민이 부족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장 “정부, 고민이 부족했다”

입력 2013-10-07 00:00
업데이트 2013-10-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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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사퇴압박’ 질문엔 “그쪽에 물어보라”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7일 “앞으로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 생각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정책금융 체계 개편안에 대한 아쉬움을 보였다.

진 사장은 이날 여의도 본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개편안을 발표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고 나왔어야 했는데, 생각을 많이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 사퇴 배경을 묻자 “(기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일 것”이라며 정금공을 산업은행에 통합하는 데 대한 불만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정부와의 갈등으로 물러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쳤다.

다만, 정부의 사퇴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내가 얘기할 수 없다”며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걸(사퇴 압박을) 요구한 쪽(정부)에 물어보라”고 답변을 피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읽을 때 여러 차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진 사장은 이임식에서 “신설 기관으로서 정금공의 정체성을 세우고 구조적인 적자 문제를 푸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그 일을 할 만한 시간을 주는 데 지나치게 인색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금공 통폐합 반대는) 결코 조직 이기주의로 폄하돼선 안 된다”며 “정금공 개편문제는 단순히 기관의 통폐합 수준이 아니라 금융산업 발전, 국민경제 발전이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장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하고 곤혹스러운 일이었지만, 정부의 개편안을 (발표 직후) 비판한 것도 그 방안이 금융산업 발전에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어려운 숙제를 남겨 송구스럽지만, (정부의 영향력에 놓인) 공공기관장으로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개편안의) 국회 논의과정이 남았으니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직원들에 당부했다.

이날 사퇴한 진 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금융위의 개편안에 따르면 정금공은 내년 7월 산업은행과 4년 만에 재통합되는 점을 고려해 이동춘 부사장의 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정금공 노조는 성명에서 “정부 정책에 의해 산은과 분리한지 4년도 채 지나지 않은 공사를 손바닥 뒤집듯 다시 산은과 합쳐놓겠다 하고, 정책금융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금융공기업 수장을 중도에 물러나게 하는 사태에 금융위 등은 모든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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