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피 1순위 정유업계에 ‘女風’ 분다

여성 기피 1순위 정유업계에 ‘女風’ 분다

입력 2013-02-25 00:00
업데이트 2013-02-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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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득세하던 정유업계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SK이노베이션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 결과 최종 합격자 100여명 중 35%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2011년 22%, 작년 24%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여성의 신장세가 두드러진다.

회사 관계자는 “21세기 문턱인 1999년에야 첫 여성 대졸 입사자가 나온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GS칼텍스도 2008년 7%에 불과하던 여성 신입사원 비율이 작년에는 20%까지 뛰었다. 여성 입사자 수가 늘면서 전체 직원 중 여사원 비중(본사 기준)도 작년 처음으로 20%선을 넘어섰다.

국내 유일의 외국계 정유사인 에쓰오일 역시 IMF 구제금융 이후 처음 대졸자 공채를 시행한 2006년 여성 신입사원 비율이 27%를 기록한 이래 매년 10~20%의 여성 입사자가 나오고 있다.

’금녀(禁女)의 벽’이 두텁던 정유사에 이처럼 여성들이 모여드는 것도 나름 시대상을 반영하는 변화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90년대만 해도 정유사는 ‘기름냄새 난다’며 여학생들이 꺼리던 곳이었지만 요즘은 그런 인식 자체가 많이 희석됐다”며 “여성들의 사회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 고연봉에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장이라는 이미지도 하나의 원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여사원들이 많아지면서 딱딱하고 가부장적이던 사내 분위기도 부드럽게 변하고 있다.

뚜렷한 위계질서 아래 명령과 복종으로 이뤄지던 업무가 소통 중심으로 바뀌고, 회식 문화도 음주 위주에서 영화·연극·스포츠경기 관람 등으로 다양화됐다.

자연스레 여사원들에 대한 복지도 강화되는 추세다.

SK가 200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개원한 데 이어 GS도 작년 3월 서울 역삼동 본사 건물 인근에 어린이집을 설치, 여사원들의 육아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최대 1년간의 육아휴직은 이미 보편화 돼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아직 여사원 비율이 2~3%대에 머무는 생산공장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여성 진출이 늘어난다면 정유업계에 직원 성비가 균형을 이루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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