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8년만에 또 워크아웃

쌍용건설 8년만에 또 워크아웃

입력 2013-02-25 00:00
업데이트 201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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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신청… 건설업계 연쇄 부도 불안감 확산

시공 능력 13위인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다. 건설업계는 ‘부도 악령’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쌍용건설은 완전 자본잠식과 2년 연속 적자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이번 주중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했다. 2004년 10월 워크아웃 졸업 이후 8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쌍용건설은 다음 달 말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증시에서도 퇴출당한다. 현재 19조원 규모의 해외 공사 입찰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현장만 130곳이 넘고 협력 업체도 1400여개에 이르고 있어 부도 시 연쇄 도산, 대규모 실직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회사는 채권 행사 동결, 감자와 출자전환 등으로 정상화하고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과 전 최대주주인 캠코가 부실 책임 이행 여부로 갈등을 겪고 있어 워크아웃 추진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캠코에 전 최대주주로서 부실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며 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출자전환 등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채권단도 1500억원의 출자전환에 나선다.

쌍용건설은 1998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되자 캠코로 넘어가 3년간 워크아웃을 추진, 2004년 10월 졸업했다. 이후 해외공사 수주, 국내 주택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으나 경기 침체와 부동산시장 부진 등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여기에 쌍용건설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한 캠코는 최근 보유 지분을 예금보험공사 자회사와 신한은행 등 23개 금융기관에 넘겼다. 또 해외공사 수주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석준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을 권고, 쌍용건설의 해외사업 좌절과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건설업계는 쌍용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다시 부도 공포에 휩싸였다.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의 길을 걷고 있는 건설사는 21곳이다.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회사채 만기 도래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체 상당수가 신규 대출이 끊겨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시공 능력 12위의 두산건설도 긴급 유동성 확보에 나서 계열사로부터 1조원대의 대규모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겨우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지원이 어려운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자금위기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특히 올해 경기 동향과 수주여건을 감안하면 개선 여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주택경기 침체, 공공공사 수주물량 감소 등으로 건설사들의 자금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3-02-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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