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투자·실적위주 인사…‘강한 체질’로 기업문화 바꿔
‘인화’를 강조하던 LG그룹이 바뀌고 있다. 과감한 투자계획을 선제 발표하는 등 공격성을 갖춰가고 있으며 ‘성과’를 앞세우며 상벌도 엄격해지고 있다.1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과거와 달리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 측면에서 달라지고 있다. 기업문화도 실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탁월한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최고경영진의 절박함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LG그룹의 변화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올해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새해 벽두부터 발표했다. 지난해 투자액보다 무려 19.1%나 늘어난 금액이다. 다른 그룹들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과감한 투자계획을 밝힌 것으로, 발표 시기는 물론 투자금액 면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행보였다.
‘직원 간 화합’을 무엇보다 중요시했으나 최근엔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조하며 사내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경우에는 보상이 뒤따르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과감한 인사조치가 이뤄졌다.
세탁기를 글로벌 1위로 키운 조성진 사장의 승진이나 최근 LG전자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최고 25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은 대표적인 보상 사례이다.
LG디스플레이가 A, B, C 등급의 인센티브를 연봉의 15%, 10%, 2.5%로 유지한 채 S등급에 대해서만 17.5%를 30%로 상향한 것도 성과주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다.
반대로 지난해 4분기 LG전자 TV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하자 최근 TV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책임 추궁 성격이 강하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회사를 강한 체질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사업 측면은 물론 직장문화, 동반성장 문화 등도 확연히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3-02-12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