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대학생 2만5천명”…지원제도는 유명무실

“빚 못 갚는 대학생 2만5천명”…지원제도는 유명무실

입력 2013-02-04 00:00
업데이트 2013-02-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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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대출 목표액 절반도 안돼…대출유예는 달랑 1건 비현실적 신청기준 때문…인수위 학자금 대출 무이자 추진

고금리로 돈을 빌리고서 갚지 못하는 대학생이 2만5천명에 이르는데도 지원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는 지난해 6월 18일부터 12월까지 청년ㆍ대학생 2천924명의 고금리 대출 198억1천620만원을 저금리로 바꿔줬다.

여신전문금융회사나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학자금ㆍ생계비 등 용도로 고금리로 돈을 빌린 대학(원)생과 청년층이 저금리 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해준 결과다.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3년 목표액을 2천500억원으로 잡았다. 매월 69억원씩 지원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승인된 금액은 지난해 6월 14억5천만원(18~30일 기준), 7월 37억7천만원, 8월 33억2천만원 등으로 목표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원실적이 저조하자 신복위는 지난해 8월 생계비 범위를 확대하고 나이제한을 없애는 등 신청자격을 완화했다.

승인액은 시행 바로 다음 달인 9월 34억원으로 반짝 올랐을 뿐 10월 33억원, 11월 25억4천억원, 12월 20억3천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대상자들이 제도를 잘 모르거나 신청 기준에 미달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신복위는 설명했다.

신청 거절 사유는 지난 9월 기준으로 자금용도 상이(相異)와 연체등록이 각각 49.8%, 31.9%로 가장 많았다. 보증한도 초과(9.1%), 연령 상이(5.0%), 대출금리 20% 미만(3.5%), 시행일 이후 채무(0.6%)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시행하는 ‘대학생 채무상환 유예제도’의 실적은 초라하다.

지난해 캠코에서 이 제도를 적용받은 사례는 달랑 1건에 불과했다.

대학생 채무상환 유예제도는 돈을 빌린 대학생이 졸업하고서 돈을 갚도록 하는 제도다. 취업을 못했을 때는 6개월 단위로 최장 2년까지 채무상환을 미뤄준다.

문제는 연체채무가 은행권, 비은행권을 거쳐 캠코에 오기까지 평균 3년 걸린다는 것이다.

캠코 관계자는 “대학생 때 돈을 빌렸더라도 해당 채무를 캠코에서 사들여 제도를 적용하려고 보면 이미 졸업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실은 지원 제도의 실적이 저조한 것은 비현실적 신청기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복위의 전환대출은 신청기준이 최근 1년내 연체가 없는 청년층으로 제한돼 있고, 캠코의 채무상환유예제도 역시 고금리 대출기관의 대출채권을 능동적으로 살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 바로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비은행권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한 대학생ㆍ청년은 2만5천84명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 8일부터 11일간 대학생 760명을 조사한 바로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41.5%가 올해 1학기 등록금 마련을 위해 대출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대출 스트레스 강도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40.1%로 ‘미미한 수준’(11.5%)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대출 상환을 연체하는 대학생의 채무를 국민행복기금이 인수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든든학자금(ICL)과 일반상환학자금 이자율을 점차 낮춰 5년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실질 이자율이 제로가 되도록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공약의 실현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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