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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무원, ‘국회와의 전쟁(?)’ 스타트

세종시 공무원, ‘국회와의 전쟁(?)’ 스타트

입력 2013-01-31 00:00
업데이트 2013-01-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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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세종시 공무원 100명, 31일 국토위 총출동버스 2대 새벽4시40분 국회로 출발..”업무공백도 우려”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31일 정부세종청사 앞.

오전 4시 30분께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삼삼오오 대형 버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릴 국토해양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행 버스에 탑승하려고 세종시 첫 마을, 대전, 조치원, 청주 등 각자 집과 숙소에서 세종청사로 달려온 것이다.

국토해양위원회는 2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이지만 이날 4대강, 택시법 등 현안보고를 받겠다며 국토부 공무원들을 소집했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국회 질문에 대비한 장관 답변서 등을 준비하기 위해 오전 7시까지 여의도의 대한주택보증으로 출근하기로 했다”며 “시간에 맞추려면 새벽 출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운영지원과는 세종시에서 국회로 가는 직원들을 수송하기 위해 이날 대형 버스 2대를 임대했다. 그러나 탑승 인원은 정원의 절반에 못미치는 40여명.

’새벽 4시대’라는 출발시간이 부담스러워 절반 이상은 하루 전날 미리 서울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새벽잠이 덜 깬 채 버스에 탑승했던 공무원들은 녹초가 됐다.

지난해 12월 세종청사 이전 후 조치원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는 한 공무원은 “국회 답변서를 준비하느라 새벽 1시까지 청사에 있었는데 국회가는 버스를 타려고 조치원에서 한 시간 반 자고 다시 나왔다”며 “솔직히 너무 피곤하고 머리가 띵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공무원은 “새벽까지 청사에서 일하다가 곧바로 국회행 버스를 탄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런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상임위 대비차 국회에 모인 국토부 공무원은 90~100여명.

국토부는 전날 세종시와의 이동거리를 고려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라”는 내부 방침을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평소보다 국회로 동원된 인력이 적은 편이었지만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간부와 직원들은 모두 모일 수 밖에 없었다.

장·차관, 실·국장급 고위 공무원들은 전원 참석했고, 국별로 주무과장과 주무 서기관·사무관급들도 최소 2~3명씩 서울로 향했다.

특히 4대강, 주택정책, 택시법, KTX경쟁체제, 엑스포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공무원들은 전날 새누리당 국토위 의원들이 소집한 상임위 대비 당정협의에도 참석해 이틀연속 세종청사를 비웠다.

당정협의 뒤에는 서울·수도권에서 열리는 다른 회의에 참석하거나 다음날 열릴 상임위 답변서 작성 등을 이유로 세종청사로 돌아오지 않았다.

주요 간부들이 세종청사를 비우면서 새 정부 조직개편과 인수위원회 업무 등 각종 현안이 많은 부서는 업무공백을 토로하고 있다.

국토부는 국회 등의 업무차 서울에 가는 주요 간부와 직원들을 위해 여의도 대한주택보증,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과천 한국수자원공사 서울지사 등 3곳에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곳에선 단순 결재만 가능할 뿐 회의를 통한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한 사무관급 직원은 “공무원 입장에서 국회 업무도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거리가 너무 멀다보니 윗분들이 국회나 회의가 있어 서울에 가면 온종일 자리를 비우는 일이 더 많아졌다”며 “결재를 못받아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2월부터 국회가 본격 가동하면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직원은 “과천에 있을 때도 국회만 열리면 실·국장, 과장 만나기가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하늘의 별따기가 될 것 같다”며 “국회 회기중 업무가 제대로 될지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간부급 직원은 “국회 회기중에 돈·시간 낭비는 물론 업무 비효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회로 인한 업무공백과 비용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다음달 4일부터 임시국회를 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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