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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폭탄, 韓수출에 타격…日기업에 호재

환율폭탄, 韓수출에 타격…日기업에 호재

입력 2013-01-28 00:00
업데이트 2013-01-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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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해외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원ㆍ엔 환율 변동에 따라 두 나라의 수출 실적도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속도를 붙이면서 일본 기업은 수혜가 예상되지만 한국 기업은 벌써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 韓ㆍ日 수출경합도 극심…원ㆍ엔 환율 변동에 즉각 반응

28일 한국무역협회,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과 일본은 수출 상위 50개 품목 중 52%가 서로 겹쳤다. 50개 중 26개 품목이 같았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2000년에는 20%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한국과 일본의 전 산업 수출경합도지수는 2000년 0.221에서 2010년 0.394로 올라갔다.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국가의 수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수출 경쟁이 뜨거운 만큼 두 통화의 상대 가치가 수출 성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면 가격 차이가 실적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엔화 약세ㆍ원화 강세가 한국과 일본 기업의 희비를 뒤바꿀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심하게 경쟁하는 부분은 자동차다. 2010년 기준으로 자동차 업종의 한일간 경합도지수는 0.625에 달한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지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80엔에서 1엔 올라갈 때마다 연간 350억엔을 더 벌 수 있다. 엔ㆍ유로 환율이 유로당 105엔에서 1엔 상승하면 50억엔의 수익 확대 효과가 있다.

25일 종가인 달러당 90엔, 유로당 121엔을 기준으로 하면 도요타는 연간 무려 4천300억엔을 더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환율 조건에서 혼다는 1천860억엔, 닛산은 1천600억엔의 수익 확대 효과가 있다.

반대로 한국 기업은 엔저ㆍ원고 현상으로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엔ㆍ달러 환율이 1달러당 100엔까지 오르면 한국 자동차업종의 영업이익이 2.1% 줄어든다는 전망을 작년 말에 내놨다. 항공업종은 23.3%, 철강은 2.6%의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1.7%, 51.1% 급락한 것으로 발표돼 수출 기업이 이미 환율 폭풍을 맞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 신현수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한국 기술이 확실한 우위에 있어 환율 영향이 적지만 자동차, 가전, 철강 등은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엔화 약세, 韓 성장에 걸림돌…”코스피에도 부담”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 상승은 한국의 성장 동력에 제동을 걸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좋아지는 상태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충격이 완화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한국 수출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형중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로서는 엔화 약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은 낮다”며 “7월 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엔화 약세 정책을 이어가면 한국 수출과 성장률이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는 한국 주식시장에도 부담이다.

특히 심한 타격이 예상되는 자동차 관련주가 곤두박질 치면서 코스피는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21∼25일 한 주간 코스피는 2.7% 떨어졌다.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져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각각 5.9%, 8.2% 급락했다.

삼성전자(4.3%), 현대중공업(5.9%) 등도 크게 내렸다.

신한금융투자 선성인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시가총액 상위주가 대부분 수출 기업으로 구성돼 있어 수출 여건에 크게 좌우된다”며 “엔화 약세ㆍ원화 강세로 주식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박 팀장은 “자동차주 실적 전망에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의 노골적인 엔화 약세 기조에 미국, 중국, 유럽까지 불만을 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약세 흐름이 조금이나마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최근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 기조가 일정 부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며 “엔화 가치 변동이 진정되면 주식시장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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