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삼성 vs 애플 등 글로벌 특허전쟁 치열한데

[뉴스&분석] 삼성 vs 애플 등 글로벌 특허전쟁 치열한데

입력 2012-09-12 00:00
수정 2012-09-1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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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건중 2건 “무효”… 빈껍데기 특허대국

삼성과 애플이 전 세계 9개국에서 벌이고 있는 ‘글로벌 특허 전쟁’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식재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특허 출원 건수만 놓고 보면 세계 4~5위의 ‘특허 대국’이지만, 정부와 기업·학계의 전반적인 특허 관리 역량은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서울신문이 최근 발간된 ‘2011 지식재산통계연보’의 심판 종류별 청구 및 처리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특허무효심판(기존 등록 특허의 무효 여부를 다투는 소송)이 청구돼 심사 결정이 진행된 특허 580건 가운데 64.5%인 374건이 무효 판정을 받았다.

‘특허 심판대’에 오른 특허 3건 가운데 2건은 독창성을 인정받지 못해 ‘가짜 특허’로 낙인찍혀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의 특허 무효율은 미국(20%대), 일본(50% 안팎)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허 출원 건수가 늘면서 무효율도 이에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2001년만 해도 45.9%에 머물렀지만, 2009년 71.6%까지 치솟았다. 2010년에도 무효심판이 청구된 특허의 67.3%가 ‘효력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특허의 수’라는 양적인 면에만 집착해 독창성이 떨어지는 부실 특허를 양산하는 사회적 풍토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어렵게 얻어낸 특허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산업계의 특허 관리 역량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실제로 무효 판정을 받은 특허의 30% 정도는 특허 자체의 독창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특허 업계의 분석이다. 평소 기업들이 전문인력을 육성해 자신들의 특허에 대해 법원과 특허청, 소송 당사자에게 정확히 설명만 해도 특허가 무효가 되는 불상사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특허로 새로운 보호무역 장벽을 쳐 나가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특허 전문인력을 대폭 양성하겠다.”고 구호만 외치고 있는 정부도 문제다. 특허 소송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제기돼 온 ‘특허 소송 시 변리사 공동 대리(공동 소 제기)’와 같은 해묵은 이슈조차 변호사들의 반대로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홍국선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우리보다 기술이 앞선 선진국도 지식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개발자들이 기술 연구에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도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영·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2-09-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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