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카드 할부 급증…15년來 최대

경제난에 카드 할부 급증…15년來 최대

입력 2012-07-21 00:00
수정 2012-07-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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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서비스 결제율은 사상 첫 14%대 하락

가계 부채 등으로 가계 살림이 어려워짐에 따라 신용카드 결제를 할부로 하는 국민이 급속히 늘고 있다.

그러나 고금리 이자를 아끼고자 카드 현금서비스는 극도로 자제하는 추세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2년 1분기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 가운데 할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17.4%로 1997년 19.2%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 1분기 할부 수수료 수익은 삼성카드가 1천615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456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KB국민카드는 5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0억원가량 급증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하나SK카드도 할부 수수료 수익이 수십억원 가량 증가했다.

카드 할부는 일반적으로 10만원 이상의 물품 구매 시 가계 부담을 고려해 3∼6개월로 나눠 갚는 것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일시불 결제가 많지만 경기 위축 시에는 할부 결제가 급증하게 된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할부를 유도하는 판촉을 많이 하고 있어 당장 돈이 없는 서민으로서는 할부 유혹에 끌릴 수밖에 없다.

카드 할부 결제율은 외환 위기가 엄습하던 1997년에 19.2%를 기록한 이래 1998년 16.0%, 2000년과 2001년 10.7%까지 떨어졌다가 2008년 금융위기가 오면서 15.5%로 15%대로 올라선 뒤 2009년 15.8%, 2010년 16.7%, 2011년 16.8%로 매년 오름세다.

한 카드사의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경제 사정이 넉넉하면 할부로 결제할 이유가 없다”면서 “요즘처럼 경기가 불황일 때는 할부 기간을 최대한 늘여 한꺼번에 목돈을 내지 않으려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전체 카드 이용액 중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14%대로 떨어졌다.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이자율이 보통 20%를 넘어서기 때문에 경기 악화로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이 카드를 물품 결제용으로만 사용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카드 이용액 가운데 현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분기가 14.4%로 지난해의 15.4%에 비해 1%포인트 줄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현금서비스 비율이 카드 사용액의 50%를 차지했다.

현금서비스 결제율은 2001년 60.4%로 정점을 찍은 뒤 2002년 57.4%, 2003년 49.8%, 2005년 28.9%, 2008년 19.9%, 2009년 17.9%, 2010년 16.4%로 매년 감소해왔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과거에 카드사들이 무분별한 현금서비스 경쟁으로 2000년대 초반 카드 대란이 온 적이 있다”면서 “이제는 고객들이 카드로 대출하기보다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용도로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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