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새해 들어서도 기준금리 동결 행진

한은, 새해 들어서도 기준금리 동결 행진

입력 2012-03-08 00:00
수정 2012-03-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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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ㆍ경기 사이서 ‘고육지책’ 선택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국내외 경기지표가 불안하고, 인하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편이다. 물가는 물론 경기마저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서 한은의 선택은 좁을 수밖에 없다.

국내 경기는 생산, 투자, 내수 등에서 ‘빨간불’ 일색이다.

1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줄었다. 2009년 6월(-0.6%) 이후 31개월만에 첫 감소다. 특히 자동차, 휴대전화 등 국내 제조업체 주력상품군의 생산 부진이 심각했다.

IBK경제연구소 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의 32.3%만 올해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4.3%)보다도 낮은 수치다.

내수 침체도 심각해 1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백화점, 할인점 등의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국외에서는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 국제유가 급등, ‘브릭스(BRICs)’ 국가의 성장 둔화 등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물가 상황이 아직 녹록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라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통계상 물가지표는 호전된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체감물가다.

학부모 부담으로 직결되는 남자학생복(13.2%), 여자학생복(14.2%), 고교 교과서(43.5%) 등 신학기 품목 물가는 급등했다. 전세(6.0%), 월세(3.3%) 등 주거비도 크게 올랐다. 물가 안정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쏟아질까 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은의 처지다.

전문가들은 운신의 폭이 좁아진 한은이 금리동결이라는 절충안에 당분간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물가가 다시 급등하든지, 경기가 급랭하든지 큰 변화가 오지 않는 한 한은이 금리정책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작년 말 9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래저래 한은은 금리동결이라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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