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주유소보다 ℓ당 100원 절약”

“주변 주유소보다 ℓ당 100원 절약”

입력 2011-12-30 00:00
업데이트 2011-12-30 00: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경기 용인시 알뜰주유소 1호점 개장 첫날… 시민들 반응

“알뜰주유소가 생기면서 기름값만 매달 10만원은 아낄 수 있게 됐어요. 운전으로 밥 먹고 사는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이 없죠.”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알뜰주유소가 29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첫선을 보였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9월 ‘알뜰형 주유소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천명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이미지 확대
29일 한 운전자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첫선을 보인 경동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한 운전자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첫선을 보인 경동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이천과 용인을 통과하는 주 도로인 중부대로변에 위치한 ‘경동 알뜰주유소’는 이날 정유사 상표 대신 주황색 바탕에 ‘알뜰’의 초성인 ‘ㅇ’과 ‘ㄸ’ 글자, 그리고 미소 짓는 입모양을 형상화한 알뜰주유소 마크를 달았다. 저렴한 기름값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개장 시간인 이날 오후 2시 전부터 10여대의 차량이 10분 넘게 순서를 기다리며 꼬리를 물고 있었다. 경동 알뜰주유소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기름을 사기 위해 찾아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 고객들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내년 수도권·대도시에 700곳 확대

지경부 등에 따르면 경동 알뜰주유소의 ℓ당 판매가는 휘발유는 1843원, 경유는 1694원이다. 주변 주유소 평균값보다 100원 정도 저렴하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평균 가격(휘발유 1934.64원, 경유 1788.59원)보다도 90원 정도 낮다.

경동 알뜰주유소가 가격을 확 낮출 수 있었던 것은 공동구매를 통해 일반 주유소 보다 30~50원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했고, 셀프주유소 전환 등으로 30~50원의 비용을 추가로 줄였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 1호점 개설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 700개, 2015년까지 13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알뜰주유소의 가격인하 효과가 확실한 만큼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들 역시 고객 확보를 위해 노력하면 모두가 이득을 얻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달호 ㈜경동 회장도 “경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10개의 알뜰주유소를 추가 개점할 것”이라면서 “알뜰주유소에서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석유제품의 이윤은 거의 남기지 않는 대신 유연탄에서 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을 제거한 크린콜 등을 판매하는 종합에너지판매처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 품질 관리를 위해 석유관리원이 월 1회 이상 직접 주유소 기름을 채취해 분석하는 ‘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석유공사와 석유관리원 등의 전산망을 통합해 실시간으로 수급 및 거래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고객들 “인근 지역… 자주 올 것”

고객들의 호응도 높다. 이날 경동 알뜰주유소 1호 고객인 김현숙(49·여·용인시 동백동)씨는 “그동안 많이 이용했던 셀프주유소보다도 ℓ당 50원 정도 기름값이 더 저렴하다.”면서 “집에서 오가는 시간 등을 감안해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택시를 중심으로 개인 화물 운전을 하는 박용열(48)씨도 “매달 주유비로 140만원 정도 쓰는데 올해 들어 경유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 많았지만 저렴한 주유소가 생기면서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면서 “알뜰주유소가 다른 곳에 더 많이 생기면 생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다만 경동 알뜰주유소 주변 주유소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천우제일 주유소 관계자는 “이 부근은 서울보다 기름값이 이미 ℓ당 100원 가까이 저렴한데도 알뜰주유소가 생겨 지역 상권만 다 죽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대오일뱅크 신흥주유소 관계자도 “소비자들은 기름값이 몇 원 단위로만 오르내려도 크게 반응한다.”면서 “알뜰주유소로 혜택 받는 사람들은 일부이지만 주변 주유소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두걸·조희선·홍인기·명희진기자

douzirl@seoul.co.kr

2011-12-30 23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