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 다시 유행조짐…10년새 9배 증가

‘백일해’ 다시 유행조짐…10년새 9배 증가

입력 2011-12-27 00:00
업데이트 2011-12-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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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백일해, 단순 감기증상으로 무심코 지나치기 쉬워 신생아 감염 땐 폐렴 합병증 위험 커 예방이 최선

과거 10년간 발생사례가 많지 않아 옛날질환으로 인식돼 온 백일해가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현재 백일해 감염자는 총 84명으로 지난 10년 중 가장 많은 환자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1년 9건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11월에는 20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백일동안 지속되는 기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질환으로, 주로 기침이나 재채기 분비물로 전염된다.

이 질환은 법정 2군 전염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지만, 백일해 감염 진단방법이 표준화되지 않아 실제 환자수는 이보다 훨씬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는 한 지역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백일해가 급증해 2010년 한 해 동안 9천146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10명이 숨지기도 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백일해 중에서도 ‘성인 백일해’ 발생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백일해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국내 백일해 발생연령은 1세 미만의 영아 환자가 80~100%를 차지했지만, 10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백일해 발생환자가 2009년 6명, 2010년 3명, 2011년 31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성인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청소년과 성인 연령대의 백일해 면역력 저하를 꼽을 수 있다. 성인의 면역력이 저하된 것은 자연감염의 기회가 적어 추가 면역획득이 줄어든 데다 소아기 기초 접종 이후 추가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백일해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들 수 있다. 그나마 올해 6월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성인 백일해 감시사업’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백일해 환자들이 확인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주 이상 계속되는 기침과 함께 발작적 기침, 숨을 들이마실 때의 ‘흡’ 소리, 기침 후 구토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을 때를 백일해에 감염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에서 발생하는 백일해는 만성기침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염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백일해는 가족간 2차 감염에 의한 발병률이 75~85%에 달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영·유아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폐렴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질환은 ‘Tdap(티댑)’ 백신 접종을 통해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성인용 Tdap 백신은 소아용 DTaP 백신과 마찬가지로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데, 기존에 7세 이상 연령에서 사용되는 Td 백신에 백일해 성분을 추가해 11~64세 연령에 사용된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백일해가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면서 백일해 집단 면역에 방어력이 떨어졌는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무엇보다 성인 백일해는 신생아의 감염원이 돼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백신 접종과 함께 백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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