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구글과 손잡고 ‘IT 철강기업’ 만든다

포스코, 구글과 손잡고 ‘IT 철강기업’ 만든다

입력 2011-11-24 00:00
업데이트 2011-11-2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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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조업체·IT기업 세계 최초 전략적 제휴

“단순한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물류, 안전, 사무환경 등과 관련해 새로운 차원의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개발합시다. 제철소뿐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모든 시스템에 구글의 솔루션을 탑재할 계획입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우리가 원하던 바입니다. 몇몇 시스템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함께 큰 그림을 그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구글로서도 큰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회의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비공개 면담을 했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과 글로벌 철강기업의 리더가 만나 양사의 미래상을 놓고 머리를 맞댄 것. 정 회장은 “전사 차원에서 구글과 동반자 관계를 맺고 싶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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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에릭 슈밋 구글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포스코와 구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형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정준양(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에릭 슈밋 구글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포스코와 구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형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슈밋 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양사의 협력이) 포스코의 일부 시스템만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구글의 전략에 어려움이 예상됐을 텐데 정 회장의 제안으로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우리의 전략에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정 회장과 슈밋 회장의 1시간 만남으로 1년여간 진행돼 오던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는 전격 형성됐다. 글로벌 제조업체와 IT기업이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은 세계 최초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사 회장은 실무진에서 논의된 ‘몇몇 시스템 업그레이드(포스코)-제조업체 솔루션 진출(구글)’ 수준에 만족하지 못했다.”며 “지난 11일 하와이에서 다시 만나 최종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포스코, 시스템 선진화 과제 풀다

포스코의 IT 시스템 선진화는 정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과제였다. 스마트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실무진들은 지난해 초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상대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다방면의 조사 끝에 올해 초 구글을 최종 파트너로 결정, 본격 협상에 착수했다. “구글은 우리가 구축하려는 설비·물류·환경·에너지·안전 등 통합 시스템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도 IT 계열사인 포스코ICT가 있지만 국내에는 우리가 구현하려는 기술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포스코 실무자가 전한 구글을 파트너로 택한 배경이다.

●구글, 첨단 IT기술 총집합체 구축

구글이 포스코에 구축할 시스템은 선진 IT 기술의 총집합체다.

구글은 ▲설비 도입, 장애 등을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점검,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가상 제철소 3D 구현’ 시스템 ▲스마트폰용 자동 통·번역시스템(미국, 일본 등 외국과 협상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어로 동시통역해주는 시스템) ▲글로벌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개발한다. 정 회장은 “구글과 포스코의 협력으로 모든 IT 시스템이 구축되면 제조업의 혁신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스코는 구글과의 협력으로 구글의 지도 기능을 활용, 전 세계 공장의 재고 파악과 제품 운송 전 과정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구글도 ‘포스코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제조업체에 적합한 IT 솔루션 개발은 구글도 처음이다. 구글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며 “사업영역을 B2B시장으로 확대할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의 인지도 상승으로 아시아 지역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와 구글은 23일 ‘핵심역량 교류를 통해 글로벌 생산, 창의적 협업, 지식근로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업 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 양사 대표의 결단에 힘을 실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11-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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