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소득 증가율 18.3% 가계는 7.3%… 2배이상 격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소득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을 2배 이상 웃돌면서 가계와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소득 규모는 280조 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 규모는 727조 2000억원으로 7.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소득이 가계소득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기업소득 증가율은 2000년대 초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가계소득 증가율을 상회했으나, 2000년대 중반 들어 역전됐다. 2006년에는 가계소득 증가율(5.3%)이 기업소득 증가율(2.1%)을 앞질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소득 증가율은 다시 급등했고, 2008년 10.3%를 기록해 가계소득 증가율(4.4%)을 2배 이상 웃돌았다.
특히 2009년에는 기업소득 증가율이 9.0%로 가계소득 증가율(2.9%)의 3배를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과 가계소득 증가율이 모두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계가 받은 충격이 더 컸던 것이다.
국민총소득(GNI)에서 기업과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GNI 대비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0.2%에서 2010년 23.9%로 꾸준히 늘어난 반면, 가계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64.6%에서 62.0%로 줄어들었다.
가계소득이 기업소득에 비해 부진한 증가율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수출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계소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금이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약했던 것도 한 원인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9-30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