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논쟁···“2조불 잘못 산정”vs“실수 지엽적 사안” 

美 신용등급 논쟁···“2조불 잘못 산정”vs“실수 지엽적 사안” 

입력 2011-08-07 00:00
업데이트 2011-08-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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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한 것을 놓고 미 정부와 S&P 간에 타당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S&P가 분석 과정에서 미 국가 채무를 2조달러 잘못 산정하고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신용 강등의 명분을 바꿨다면서 따라서 “평가의 신뢰성과 진정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S&P측은 채무 규모 산정상의 실수가 지엽적인 문제일 뿐 평가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면서 미 당국이 고질적인 채무 문제를 계속 안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등급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 재무부의 존 벨로우스 경제정책 차관보 대행은 이날 재무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S&P가 채무 산정 과정에서 2조달러의 착오가 있었고 그 점도 인정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 강등의 이유를 바꿨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S&P 신용등급 평가의 신뢰성과 진정성에 근본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로우스는 “S&P가 중요한 수치 계산의 실수를 지적당하자 경제적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를 등급 강등 결정의 중요한 명분으로 바꿔서 결함이 있는 판단을 고수했다”고 주장했다.따라서 “이런 수치 착오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다면 미국의 등급이 강등당할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진 스퍼링 경제 보좌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채무를 무려 2조달러나 잘못 산정해 놓고도 결과를 짜맞춘데 대해 깜짝 놀랐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반면 S&P의 국가 신용등급 평가 글로벌 책임자인 데이비드 비어스는 “(미국의) 정치적 정책 결정 과정을 둘러싼 불확실성 고조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차입한도 상향 조정을 둘러싸고 백악관과 공화당이 보인 그간의) 논의 성격과 정치적 합의 도달의 어려움이 (S&P로 하여금 등급을 강등토록 한) 핵심 고려 사항이었다”고 반박했다.

 S&P의 또다른 관계자들도 블룸버그에 재무부가 S&P 결정이 “성급했다”고 비판하는데 대해 채무의 심각성으로 인한 등급 강등 가능성을 지난 4월부터 경고하기 시작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소식통은 기자 브리핑에서 채무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입법화된 지 불과 며칠 만에 S&P가 등급 강등을 발표한 데 대해 미 정부가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어스는 미국의 부채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행정부가 장차 (부채를 줄이기 위해) 더 잘할 것으로 (S&P가)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제잡지 포천도 최신호에서 S&P가 미국의 등급을 떨어뜨리면서 “정치권이 채무 문제로 깊은 불화를 빚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지적했음을 상기시켰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자 워런 버핏도 S&P의 등급 강등을 비판했다.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를 이끄는 버핏은 지난 5일 폭스 비즈니스 뉴스 회견에서 S&P의 조치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버크셔 헤서웨이는 “미국에 여전히 AAA 등급을 부여한다”면서 “만약 AAAA 등급이 있다면 그것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버크셔 헤서웨이가 모두 400억달러가 넘는 단기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S&P의 조치 때문에 “매각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등급 강등이 세계 금융시장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유럽에서 새로운 문제가 터지지 않는다면 (금융시장 여건이 지금과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미국이 달러 외의 다른 통화에 물려 있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는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그는 달러를 더 찍으면 인플레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다른 문제”라고 답변했다.

 한편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가진 이메일 회견에서 미국의 탈락으로 AAA 그룹에 15개국만 남게 됐다면서 “이들 국가의 AAA 자격 유지도 불투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뉴질랜드가 유일하게 미국처럼 S&P에 의해 AA+,무디스에 의해 Aaa 등급을 부여받는 나라이며 벨기에의 경우 S&P,무디스 및 피치에 의해 모두 AA+를 부여받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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