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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메리츠 ‘연봉제 성패’ 엇갈린 이유는

SC제일-메리츠 ‘연봉제 성패’ 엇갈린 이유는

입력 2011-07-01 00:00
업데이트 2011-07-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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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대화-개인 배려가 관건”..장기화되면 노사 공멸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하며 벌어진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이 1일 닷새째로 접어들었다.

노사 간의 대화마저 끊기면서 파업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그런데 이날 메리츠화재는 노사 합의로 전 직원 연봉제를 전격 시행한다. 두 회사의 차이는 어디서 생긴 걸까.

◇SC제일銀 ‘5등급제’ 문제 핵심

SC제일은행에서 도입하려는 개인별 성과연봉제는 다른 금융기관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등급에 따른 임금인상률의 차등 적용이다. 1등급을 받으면 노사가 합의한 임금인상률의 140%를 적용받지만 가장 낮은 5등급 신세가 되면 0%가 적용된다. 임금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5등급에 대한 가혹한 대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과향상 프로그램의 대상이 된다.

현재 SC제일은행은 지점장급을 대상으로 성과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실적이 나쁜 지점장은 개인영업을 통해 연봉의 1.5배 이익을 올려야 한다. 연봉도 대폭 깎인다.

메리츠화재가 도입한 연봉제는 다르다. 개인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띈다.

일단 임금인상률은 모든 직원에게 같이 적용된다. 이후 개인별 평가를 통해 A, B, C등급별로 다른 성과급을 준다. F등급도 있지만 거의 적용하지 않는다.

F등급을 받더라도 직무상 특별한 불이익은 없다. 자기개발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지키면 그만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과장급 이상은 연봉제를 시행했지만, F등급을 받은 사람은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F등급을 받았더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불이익이 없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의 성과연봉제는 개인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노조로서는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적 내리막길..노조도 양보해야

하지만 총파업을 벌이는 노조에 대한 시선도 곱지는 않다.

SC제일은행의 남자직원 평균 연봉은 8천5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1인당 순이익은 신한, 하나은행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고비용ㆍ저수익’ 구조로 볼 수밖에 없다.

원인은 SC제일은행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7.4년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는 데 있다. 나이든 직원들이 많으니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금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SC제일은행의 영업이나 고객 신뢰도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1주일 이상 파업이 지속되면 유무형의 손실이 1천억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노조도 연봉제에 전면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합리적이고 수용 가능한 연봉제라면 시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부서 간 협조 부족 등 경영상의 문제점도 노사가 함께 극복했으면 싶다”고 말했다.

사측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노조와 합의점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성과주의 제도의 도입이 경영개선에 필수적임을 노조도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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