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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순항하나…체감도 낮고 물가는 뛰고

경제 순항하나…체감도 낮고 물가는 뛰고

입력 2011-01-26 00:00
업데이트 2011-01-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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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보면 우리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데다 국민의 체감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5%,물가 상승률 3%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지만 세계 경기의 회복 속도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 대내외 변수가 많은데다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투자.수출 ‘쌍끌이’..민간소비도 가세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6.1%로 2002년 7.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투자와 수출의 ‘쌍끌이’ 속에 소비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09년 9.1%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24.5% 급증해 2000년(32.9%) 이후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수출 역시 14.1% 늘어나 2004년(19.7%)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민간소비는 4.1% 늘어났다.그러나 부동산경기 부진 탓에 건설 투자는 2.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경제 성장률에서 내수의 기여도가 2009년 -3.8%포인트에서 2010년 7.0%포인트로 돌아서며 큰 비중을 차지했다.이중 민간 부문의 기여도는 6.6%포인트였다.수출의 기여도는 7.0%포인트였다.반면 정부 부문의 기여도는 재정 지출 효과가 사라지면서 0.4%포인트를 기록해 전년 1.5%포인트보다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이런 높은 성장세에는 2009년 성장률이 0.2%에 그친 데 따른 반사효과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또한 8분기 연속으로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작년 1분기 2.1%에서 2분기 1.4%,3분기 0.7%,4분기 0.5%로 분기별 성장세는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특히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5.8%로 경제 성장률에 못 미쳤다.실질 GDI는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소득의 국내외 유출입을 반영한 것이다.실질 GDI가 경제 성장률을 밑돈다는 것은 성장의 과실이 국민 호주머니에 그대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 성장률 낮아져..한은 “경기 둔화 아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는 게 국내외의 공통된 예측이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4~5%의 성장률을 전망해 지난해와 견주면 올해 경기가 둔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진영 수석연구원은 “실제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의 격차인 ‘GDP 갭(gap)’이 올해도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러 소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수치상으로 비교해 낮아지는 것일 뿐,오히려 수출과 내수의 동반 성장으로 더욱 내실이 다져진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내 경기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성장 기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GDP 갭도 지난해 하반기에 플러스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는 그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한은은 미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 등을 근거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5%에서 정부와 같은 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4%로,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3.0%로 올려 잡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플레 심리 확산..물가 최대 복병

정부와 한은의 판단대로 경기 상승 기조가 유지된다고 해도 가장 큰 복병은 물가다.물가가 뛸수록 경제 성장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작년에 2.9%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는 상반기 3.7%,하반기 3.3% 등 연간 3.5%에 이를 것으로 지난해 12월 전망했다.그러나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돌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과 구제역,한파 등으로 물가 불안이 가중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이미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한은이 최근 전국 2천132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은 3.7%로 전달보다 0.4%포인트 급등했다.2009년 7월(3.8%)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이다.한은의 물가관리 목표범위(3±1%) 상단을 위협하는 것이다.

 물가 불안은 소비자의 체감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1월 소비자심리지수(CSI,기준치 100)는 작년 12월보다 1포인트 낮은 108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특히 향후 경기전망 CSI는 97로 2009년 3월(64)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통화정책의 무게를 경제 성장보다 물가 안정에 두겠다고 밝힌 한은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내달 추가로 올릴지 등 기준금리 정상화 속도와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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