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도 좋지만…‘쥐약 성분’ 금지약물까지 복용

메달도 좋지만…‘쥐약 성분’ 금지약물까지 복용

입력 2016-08-19 15:32
업데이트 2016-08-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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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역도 선수, 스트리크닌 검출로 동메달 박탈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대회 개막 전부터 도핑으로 떠들썩했다.

러시아가 정부 주도로 선수에게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투여한 정황이 드러났고, 러시아는 천신만고 끝에 눈총을 받으며 올림픽에 참가했다.

대회 중에도 도핑은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였는데,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우승자인 맥 호튼(호주)은 전 대회 우승자인 쑨양(중국)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금지약물로 속임수를 쓰는 선수에 대해 할 말 없다”라는 반응을 보여 양국 간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도 끊임없이 나온다.

여자 수영 천신이(중국)를 시작으로 남자 사이클 클레베르 하무스(브라질), 남자 역도 이잣 아티코프(키르기스스탄), 남자 레슬링 나르싱 야다브(인도), 남자 카누 세르게이 타르노브스키(몰도바), 여자 수영 천신타이(중국) 등이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남겼다.

이중 아티코프의 샘플에서 검출된 스트리크닌(Strychnine)은 맹독성 물질로 주로 농가에서 쥐약으로 쓰인다.

강한 근육 수축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36㎎만 먹으고 죽음에 이른다.

스트리크닌은 극약이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도핑 물질이기도 하다.

극미량을 섭취하면 근육 수축작용 덕분에 빠른 피로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금지약물로 지정되지 않아 많은 선수가 스트리크닌을 복용했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웰스는 대표작 ‘투명인간’에서 스트리크닌에 대해 “인간을 무기력으로부터 탈출시켜주는 매우 훌륭한 한 잔의 술과 같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트리크닌에 얽힌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토머스 힉스(미국)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마라톤은 열악한 코스에 더위까지 겹쳐 참가선수 32명 중 14명만 완주에 성공했다.

힉스 역시 체력이 거의 바닥났는데, 현장 스태프는 그에게 스트리크닌 1㎎과 코냑을 섞은 음료를 제공했다.

당시에는 도핑에 대한 개념 자체가 정립되지 않았고, 힉스는 독극물의 힘을 빌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남자배구 우단(중국)이 스트리크닌을 복용했다 적발됐다.

가디언은 ‘리우 올림픽에서는 스트리크닌과 같이 두려운 약물을 복용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적었지만, 아티코프는 올림픽에 다시 스트리크닌이라는 이름을 등장하게 하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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