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심판 비난하는 감독 징계”

[프로축구] “심판 비난하는 감독 징계”

입력 2011-10-12 00:00
수정 2011-10-1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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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의결… 각 구단 “시대착오적 발상” 반발

검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단속하겠다는 등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규제에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012년부터는 프로축구 K리그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일 열린 2011년 3차 이사회에서 구단 및 K리그 관계자들은 경기 판정이나 심판 관련 불만을 드러낼 수 없다고 의결했다.

●“英·日 등서도 일절 금지”

이사회는 “코칭스태프, 선수 등 K리그 관계자는 경기 판정이나 심판과 관련해 공식 인터뷰 등 대중에게 공개되는 경로를 통한 부정적인 언급이나 표현을 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별도 규정으로 제재할 예정이다. 영국, 일본 등 해외 프로축구에서도 감독, 선수, 관계자의 심판 관련 언급을 일절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벌금 등의 징계가 내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블로그·SNS 통해서도 안돼

‘대중에게 공개되는 경로’, 즉 인터뷰뿐만 아니라 블로그, SNS 등을 통해서도 심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라는 뜻이다. 반면 이사회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여러 구단 관계자들은 “연맹의 편의주의적이고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면 이긴 팀은 이긴 팀대로, 진 팀은 진 팀대로 할 말이 많다.”면서 “심판 판정 때문에 억울하게 지는 경우가 분명히 있고, 그런 경우에 불만이라도 터트려야 속이 풀리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일 열린 수원과 FC서울의 경기 뒤 패장인 서울의 최용수 감독대행은 수원 스테보의 결승골이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을 지적했고, 심판위원회가 이를 오심으로 인정하면서 해당 심판의 징계 수위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심이 밝혀져도 경기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억울한 마음은 털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최 감독대행의 지적이 없었더라도 심판위원회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삼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구단 “설전도 중요한 흥행요소”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심판 판정에 정식으로 이의제기를 해도 언론이 알 수 없게 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면서 “숨기고 가리는 방식으로 심판의 권위를 세우겠다는 독재시대의 발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구단 관계자는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심판 판정에 대해서만은 양방향 소통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침묵해야 할 성역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유럽 프로축구에선 심판 판정에 대한 감독들의 불만까지도 팬들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흥행 요소라는 점을 연맹만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1-10-1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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