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가격리자들 한 차로 이동… 양성 나와도 퇴원 ‘오싹’

[단독] 자가격리자들 한 차로 이동… 양성 나와도 퇴원 ‘오싹’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20-12-07 20:56
업데이트 2020-12-08 01: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확진자들 ‘허술한 환자 관리’ 지적

마스크 써도 차 안에 여러명 조마조마
확진된 회사동료 “전파력 없다” 귀가
검사 후 자가격리까지 7~8시간 무방비
방역당국 “환자 늘어 정부 지원 늘려야”
이미지 확대
확진자 110명 넘은 음식점 ‘파고다타운’ 거리 한산
확진자 110명 넘은 음식점 ‘파고다타운’ 거리 한산 코로나19 집단감염 규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7일 하루 3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관련 확진자가 110명이 넘은 음식점 ‘파고다타운’이 있는 서울 종로구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하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의 코로나19 환자 관리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확진 검사를 위해 보건소 승합차에 생면부지의 여러 명을 태운다든지,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즉시 자가격리를 시키지 않고 검사를 받은 다음날부터 격리를 시키는 등 상식 밖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급증하는 확진자 관리를 위한 인력이나 차량, 장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북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치료를 마친 뒤 최근 퇴원한 40대 여성 A씨는 방역당국의 허술한 환자 관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 과정에서 차량이 없는 자가격리자 여러 명이 승합차 한 대로 선별진료소까지 이동했다”면서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좁고 밀폐된 차 안에서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사람과 30여분을 있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부산의 B씨도 “확진자 밀접 접촉했다고 확진 여부 검사를 받았지만, 자가격리는 다음날 0시부터였다”면서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시작 전 7~8시간 동안은 돌아다녀도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를 하니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또 양성 반응이 나왔어도 전파력이 없다며 퇴원을 시키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 판정을 받아 군산의료원에서 열흘 정도 치료를 받고 퇴원한 C씨는 “같은 의료원에 입원했던 회사 직원뿐 아니라 지인도 입원치료 10일 차가 지나서 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전파력이 없다’며 퇴원시켰다”면서 “양성 반응이 나온 퇴원자들은 직장 출근 등을 망설이고, 재확산의 고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관리 인력이나 장비 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전북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급증하는 확진 검사뿐 아니라 확진자의 역학조사, 이동, 관리 등을 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인적·물적 지원을 대폭으로 늘리지 않는다면 지방부터 코로나19의 관리 부실, 의료 공백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20-12-08 8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